
기존보다 적은 시료로 DNA 결합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세균의 병원성 발현 매커니즘 규명이나 바이오 파운드리에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동혁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과 이은진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공동으로 기존 대비 세포를 5000배 더 적게 쓰면서, DNA에서 특수 단백질 결합 지점을 고해상도로 분석할 수 있는 '미니' 염색질 면역 침강법(칩-미니, ChIP-mini)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염색질 면역 침강법(ChIP)은 DNA와 결합한 특수 단백질만을 분리해 필요한 DNA 조각을 찾는 기술이다.
유전 정보를 저장한 DNA는 염기 분자가 길게 이어진 형태로 세포는 전사인자라는 특수 단백질을 DNA 특정 지점에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칩-미니'는 기존 대비 약 5000배 적은 480만개 세포를 이용해 염기 하나(1 base pair, 약 0.34나노미터) 수준의 정밀도로 결합 지점을 분리해 낼 수 있다. 근접 위치에 단백질이 여러 개 결합해 있어도 각각을 결합 지점을 정확하게 구분한다. 기존 염색질 면역 침강법인 칩-엑소(ChIP-exo)는 약 100억~1000억개 세포가 필요했다.

공동 연구팀은 칩-미니를 이용해 숙주에 감염을 일으킨 극소량의 살모넬라균을 분리하고, 균 내부에서 일어나는 두 가지 특수 단백질(H-NS, RpoD)의 DNA 결합 위치와 강도 변화까지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살모넬라균은 극미량으로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기존 칩으로는 이 같은 분석이 힘들었다.
칩-미니는 개별 분석단가도 기존보다 12배 이상 낮은 2만원 수준이다.
김동혁 교수는 “바이오 파운드리는 세균과 같은 미생물로 고부가가치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미생물 유전자 편집, 최적 회로설계를 위해서는 대량의 결합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칩-미니는 감염성 미생물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 규명과 바이오 부품 발굴 등 바이오파운드리 분야에서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