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욱-우미란-선우 레지던시 보고전 '아키즈키, A life-only art' 개최

만욱-우미란-선우 레지던시 보고전 '아키즈키, A life-only art' 개최

부산 해운대에 자리한 갤러리하이에서는 오는 8일부터 23일까지 만욱(MANWOOK), 우미란(WOOMIRAN), 선우(SUNWOO) 작가로 구성된 일본 아키즈키 레지던시 보고전 '아키즈키, A life-only art'를 선보인다.

오프닝인 8일에는 안현정 미술평론가가 독특한 시각의 레지던시 프로젝트에 대해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작가 레지던시(Residency)는 정해진 기간에 작업할 공간을 제공하고 결과물인 작업을 전시하고 공유하는데 초점을 둔다. 하지만 아키즈키 레지던시는 '체류하며 자유롭게 작업한다'는 의미에서 레지던스(Residence)에 가깝다. 전자가 예술적 결과물에 목적을 둔다면, 후자는 일상을 살아가는 아티스트의 과정적 행위들(끼니챙기기-빨래하기-문단속-장보기 등)에 방점을 찍는다. 작가들은 작업의 텍스트가 아닌 컨텍스트까지 공유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레지던시 생활을 공유'할 것을 제안한다.

◇ 아키즈키 레지던시, 예술은 일상의 공유다.

여기 독특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있다. 정해진 공간도 규칙도 없다. 이른바 '무목적적 레지던시'를 제안한 이는 부산 정현전기물류 오상훈 대표다.

"작가들이 편히 쉬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진짜 예술의 원천이 아닐까 합니다."

오대표의 신선한 발상은 각기 다른 지역에 사는 부산(선우 20대)-대구(우미란 30대)-서울(만욱 40대)의 작가들로 구성된 팀 아키즈키를 탄생시켰다.

이름도 생소한 일본의 아키즈키라는 시골마을에서 2주간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예술을 위한 특정 방식보다 각자의 삶을 연장한 평범한 교류로부터 자신들을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작가후원을 위한 오 대표의 철학은 '살맛나는 세상을 위한 예술나눔'을 골자로 한다. 레지던시 보고전에서 선보일 공동작업 '식탁 위의 시간(Time on the Table)_관객참여 퍼포먼스'(2024)는 3인의 아티스트가 '함께 먹는 행위'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교류의 순간을 탐구하는 관객참여형 프로그램이다.

3인의 작가들은 일본 아키즈키 마을에서의 레지던시 경험을 바탕으로 전시장에서 관객에게 직접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주며 관객과 무언의 대화를 시도한다. 음식은 현지에서 쉽게 공수되는 '달걀된장국'이다. 음식을 공유한다는 것은 낯선 환경에서 예술을 일상으로 전유시킨 작가들의 공동체적 환경을 함께 공유한다는 것이다.

아키즈키의 축적된 시간과 기억의 흔적을 좇아 관람객들은 20분 동안 흘러나오는 저녁식사 영상 '아키즈키 협업작 II_영상: Residence for Residency'(2024)를 '내가 식사하는 순간'과 연결해 이어간다. 작가과 관객이 일체화 되는 퍼포먼스는 어찌 보면 현재진행형인 작가들의 일상과 만나는 것이다.

예술은 무언가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일상 속으로 스며든 예술은 식구끼리 모여 앉아 밥을 먹듯 자연스러워야 하지 않을까. 아키즈키 레지던시는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며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가 짊어진 삶이라는 무게를 예술로 가볍게 치환하는 깨달음을 제시할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