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농축산물 수입, 광역수사팀이 직접 추적한다

검역본부, 전담조직 신설…디지털포렌식센터로 과학수사 강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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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가 불법 농축산물 수입 단속을 전담할 수사조직을 신설했다고 20일 밝혔다. '광역수사팀'은 중부권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 수사 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증거 분석까지 자체 수행할 수 있는 디지털포렌식센터도 함께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불법 수입 농축산물은 우편, 탁송, 휴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공항과 항만 등에서 폐기된 농축산물은 21만3000건으로, 2021년 7만9000건에서 3년 새 약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검역을 신고하지 않아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도 1878건에 달했다. 수사 송치, 고발, 내사 등 형사 조치 건수도 64건으로 늘었다.

검역본부는 범죄 수법이 조직적이고 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되거나, 은어·약어 등을 활용한 교묘한 거래 수법도 확산 중이다. 기존 대응 체계만으로는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검역본부는 “불법 수입 범죄는 더 은밀하고 정교해지고 있어 전문 수사조직과 과학적 분석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설된 광역수사팀은 인천 중부지역본부에 설치됐다. 특별사법경찰 인력 중 일부를 선발해 전담 수사관으로 운영하며 서울·인천·경기·강원·충청 등 중부 권역을 중심으로 사건을 처리한다. 향후 수사 범위를 남부 권역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주요 수사는 농축산물 불법 수입, 검역 회피, 유통조직 연계 여부 확인 등이다.

디지털포렌식센터는 통화기록, 이메일, 이미지 등 전자 정보를 분석해 증거를 확보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외부 기관에 의뢰하던 분석을 내부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센터는 분석실, 참관실, 고성능 장비 등으로 구성돼 수사 효율을 높였다. SNS 기반 거래나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 유통 행위에 대해 실시간 대응도 가능하다.

김정희 검역본부장은 “광역수사팀과 디지털포렌식센터를 통해 불법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단속 역량을 높이겠다”며 “위반 사범에 대해 과학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민 먹거리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