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의 한 휴양지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해 최소 26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고 23일(현지 시각) 인도 PTI·미국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테러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인 파할감에서 약 6km 떨어진 바이사란에서 발생했다.
바이사란은 '미니 스위스'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초원 지역으로 수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지역이다. 또, 파할감은 매년 38일간 '아마르나트 야트라'라는 힌두교 행사가 진행되는 인기 순례지이기도 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바이사란에 갑자기 나타난 무장 테러범들은 산책하거나 조랑말을 타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최소 26명이 숨졌다. 일부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28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희생자는 인도인이 가장 많았으며, 아랍에미리트(UAE)와 네팔 국적 외국인도 포함됐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남성 관광객과 비이슬람 교도를 골라 총격을 가했다는 증언이 다수 나왔다.
한 목격자는 AFP 통신에 “그들은 작은 목초지 인근 숲에서 나와 총을 쏘기 시작했다”며 “분명히 여성은 살려두고 남성을 향해서만 계속 쐈다. 한 발을 쏘기도 하고, 여러 발을 쏘기도 했다. 폭풍 같았다”고 말했다.
눈앞에서 남편을 잃은 인도 남부 출신의 여성은 “악몽 같았다. 그들에게 '나도 죽이라'고 하자 그들 중 한 명이 '너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 가서 모디 총리에게 말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테러범들이 무슬림이 아닌 이들을 골라 살해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현장에 있던 20대 여성은 “(테러범들이) 텐트에 있던 아버지에게 이슬람 경전 구절을 외우라고 했다”며 “외우지 못하자 아버지를 세 번 쏘고 삼촌도 쐈다”고 PTI에 증언했다.
테러범이 몇 명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3~5명이라고 진술했다.
총기 테러로 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일정을 단축하고 급히 귀국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슈미르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 극악무도한 행동의 배후에 있는 자들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밋 샤 인도 내무장관 또한 “가해자들을 엄중히 단속하고 가장 가혹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인도령 카슈미르의 주요 도시인 스리나가르에서 고위 안보 관계자 회의를 소집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