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건전성 악화로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

사진=롯데손해보험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콜옵션(조기상환)이 도래한 후순위채권의 행사일을 연기했다. 채권을 일정대로 조기상환하지 못한 셈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한국예탁결제원에 제8회 공모 후순위채권 중도상환 일정을 변경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해당 채권은 지난 2020년 5월 7일 발행한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권으로, 기존 콜옵션 기일은 발행 이후 5년 시점인 이달 8일이다. 다만 롯데손보는 오는 12일까지 후순위채를 상환하는 것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발행시장에서 채권 콜옵션 행사는 관례이자 불문율로 여겨진다. 대규모 채권을 통해 운영되는 금융사의 경우 조기상환이 기업 신뢰와 직결될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 조기상환을 앞두고 콜옵션 행사를 연기한 것은 건전성 악화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채권 상환 이후 건전성비율(지급여력·K-ICS비율) 150% 유지하는 것을 후순위채 조기상환 요건으로 두고 있다.

작년말 기준 롯데손보 지급여력비율은 154.59%로, 채권 콜옵션을 행사하면 150% 미만까지 건전성이 악화될 개연이 크다. 올 1분기말 가결산에선 건전성이 더욱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지난 2월 1000억운 규모 후순위채 추가 발행을 준비했으나, 수요예측 이후 발행을 철회했다.

업계는 롯데손보가 콜옵션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일어날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흥국생명이 지난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에 콜옵션 행사를 번복하면서 발행 시장에 충격이 발생했다.

당시 흥국생명의 경우 자금 부족이 아닌 채권 시장 불안 등을 고려해 고금리 차환발행이 아닌 콜옵션 미이행을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손보도 12일까지 후순위채를 조기 상환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미이행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에서 롯데손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었다”면서 “결국 상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투자자와 금융당국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