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서 '5600억원 항공기' 선물받아...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로 쓸 것”

‘하늘의 궁전’으로 불리는 보잉 747-8
전용기 주문 밀리자 민항기 받아 개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 '하늘 궁전(a flying palace)'으로 불리는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았다. 해당 항공기는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카타르의 항공기 기증 발표는 수일 내 이뤄질 예정이다.

보잉 747-8 항공기의 가격은 약 4억 달러(약 5598억원)로 추정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항공기를 선물로 받게 되면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가운데 가장 비싼 것 중 하나가 된다.

트럼프 정부는 해당 항공기를 개조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운용 중인 에어포스원은 30년 이상 운용된 747 기종으로 정비가 자주 필요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두 대의 747-8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납품받기로 보잉과 계약했지만,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 당초 1대는 2024년 인도받기로 했으나 2027년으로 늦춰졌고, 다른 한 대도 2028년으로 연기됐다.

정부 관계자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 퇴임 후 이 항공기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도서관에 기증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트럼프 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 747-8 항공기 선물을 받기로 하자 야당인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공적 업무와 사적 사업 간 이해충돌 등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에 나섰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SNS에 “분명한 외국수익금지조항 위반”이라며 “노골적 부패”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외국으로부터의 선물은 항상 관련 법을 완전히 준수하는 가운데 수용된다”고 말했다.

다만 카타르 정부 대변인은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항공기 이전 가능성을 놓고 카타르와 미국 국방부가 논의 중이지만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며 “해당 사안은 각 법무 부서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측은 애초 보잉 747-8 항공기를 트럼프 도서관에 기증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사용하는 방안을 거론했으나, 관련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퇴임 때 당시 퇴역한 대통령 전용기를 레이건 도서관에 이전했다. 다만 이 전용기는 도서관에 전시돼 있으며 사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