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UAE AI 기업에 AI 칩 수십만개 판매 고려…'기술 정책 기조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 국영 인공지능(AI) 기업 'G42'에 미국 기업이 설계한 AI 칩 수십만개를 판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은 중동 국가가 미국에서 수입한 AI 칩을 중국에 공급하는 것을 경계해 AI 칩 판매를 허용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달라진 것이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동 관리들과 AI 칩을 직접 거래하는 것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G42에 판매하는 AI 칩은 G42 파트너사인 오픈AI와 G42 측으로 직접 보내질 것”이며 “아직 최종 거래가 성사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미국이 G42에 AI 칩 판매를 고려하는 것은 중동 국가와 AI 칩 거래를 거부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노선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국가와 유대 관계를 형성하려는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데이비드 색스 미국 AI·가상화폐 차르는 최근 G42 기업 관계자 및 UAE 관리와 진행한 회담에서 “UAE 기업이 제한된 감독 하에 AI 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G42는 지난 몇년간 미국 정부로부터 중국과 협력해 미국 최신 기술 등을 중국으로 빼돌리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지만, 최근 들어 중국 정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G42는 지난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 지분을 비롯해 보유 중이던 중국 자산들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5억달러(약 2조1200억원)를 투자받았다.

미국이 G42과 AI 칩을 거래하면서 엔비디아, 중동에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려는 오픈AI는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는 UAE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관리들과 협력을 발표할 것”이라며 “AMD,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를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의 지역 내 거래와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