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김남균) 전동력연구센터 홍도관 박사팀이 50kW급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적용 상반회전 프로펠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전방 프로펠러에서 나온 회전 에너지를 후방 프로펠러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회수하고 다시 추력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단일 프로펠러와 비교해 추진 효율이 10% 이상 높고 에너지 절감 효과도 크다.
다만 기존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톱니가 맞물려 동력을 전달하는 '기계식 기어' 방식으로 동작해 마찰로 인한 열·소음·진동이 크고 기어 부품 마모 방지와 냉각을 위한 윤활유 공급, 정기적인 유지보수 등이 필요했다.
홍도관 박사팀은 2022년 세계 최초로 자석 N극과 S극이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을 이용해 접촉 없이 동력을 전달하고 상반회전 프로펠러로 추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마그네틱 기어가 태생적으로 상반회전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전·후방 프로펠러에 적용한 것.
연구팀은 3kW(4마력)와 10kW(13.5마력)급 출력의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적용 상반회전 프로펠러를 전기추진 소형 무인선박(48Vdc 배터리 전압 기반)에 탑재해 실증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당 선박에는 KERI 정밀제어연구센터 천종민 박사팀의 '자율운항 제어시스템'도 적용해 운항 경로 자동 추종, 장애물 발견 및 회피 기능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향후 해양 조사선을 비롯해 악조건에서 정찰 기능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기추진 무인선박 시대의 문을 크게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최근에는 성인 4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수준의 50kW급(67.5마력), 순시 최대 65kW(87.8마력) 출력까지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최대 8m 크기 하이드로포일 전기추진 선박(600Vdc 배터리 전압 기반)을 구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용화될 경우 수상택시 등 교통·관광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100kW 이상급 출력 달성을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100kW급 3기를 해양 모빌리티에 장착해 수십명 사람을 수송할 수 있는 일명 '직류배전 전기선박 시스템' 기술까지 실현한다는 목표다.
홍 박사는 “높은 추진 효율과 연료비 절감 효과, 저소음·저진동, 유지보수가 불필요한 반영구적 수명 등 많은 장점을 보유한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적용 상반회전 프로펠러 전기추진기가 친환경 해상 모빌리티의 판도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