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이 첨가제 소량만으로 이온전도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
KIST는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의 김남동 책임연구원과 주용호 선임연구원, 이진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고체 전해질의 가장 큰 문제인 저이온전도성을 해결하기 위해 '4-하이드록시 TEMPO(HyTEMPO)'라는 특별한 유기 분자에 주목했다.
이 분자는 자유 전자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해 다양한 기능성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유기 분자를 고분자 전해질에 소량 첨가했고, 그 결과 고체 상태에서도 이온이 훨씬 더 잘 이동하게 됐다. 또 이온전도도는 기존보다 약 17배 증가한 수준까지 향상됐다.

이 유기 분자는 고분자 내부에서 이온이 빠르게 흐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에너지를 저장하고 내보내는 성능까지 함께 개선했다. 별도 활성 물질 없이, 섬유 형태 전극만으로 고성능 에너지 저장 장치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유연성·내구성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하다. 실제 실험에서 8000번 이상 구부려도 성능 91%를 유지했으며, 매듭을 지어도 성능이 거의 변하지 않는 수준을 보여주며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한 소재임을 확인했다.
김남동 책임연구원은 “복잡한 공정 없이 간단한 첨가만으로 이온전도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유연하고 안전한 고체전해질 기반 에너지 저장장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원천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호 선임연구원은 “라디칼 고분자의 독특한 전자 구조와 고속 산화환원 반응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존 전해질 한계를 극복했다”며 “향후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나노 마이크로 레터스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