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CJ ENM, 콘텐츠 ESG 기준 정립 박차…ECP 체크리스트 실증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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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과 CJ ENM이 콘텐츠 제작 전반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도입하기 위한 '에코 콘텐츠 프로덕션(ECP) 체크리스트'의 실증 작업에 돌입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해 ECP 체크리스트 초안 개발을 마친 데 이어 올해 방송 분야를 중심으로 실제 제작 현장에서의 실행 가능성과 적용성을 검증하고 고도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ECP 체크리스트는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제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천형 기준이다. 체크리스트는 공통 영역 2개, 자연 생태계 항목 23개, 산업 생태계 항목 27개 등 총 16개 카테고리, 52개 문항으로 구성된다. △탄소 발자국 △자원순환 △동물복지 △삼림보호 △창작자 권리 보호 등 12개 핵심 표준과 가이드라인이 포함돼 있다.

올해는 실현 가능성과 현장 적용성 확보를 목표로 체크리스트 항목별 고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콘진원과 CJ ENM은 방송 제작 현장을 중심으로 각 문항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이행 가능한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해 체크리스트는 정량·정성 응답이 가능한 템플릿 형태로 구조를 보완하고 있다.

항목별 난이도, 실무 연관성, 산업 내 공감도 등에 대한 의견은 이니셔티브 참여 제작사 및 현장 실무자를 대상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 템플릿 설계가 이뤄진다. 하반기에는 실증 워크숍을 통해 현장 적합성을 검토하고 적용 가능성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양측은 2024년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계량화하기 위한 '탄소배출 계산기'도 공동 개발한 바 있다. 국내 16개 제작 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안을 마련했으며, 체크리스트 고도화 과정에도 해당 결과가 반영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ESG 규제 환경 변화도 이 같은 대응의 배경이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수출품의 탄소 배출량을 반영한 탄소국경제도(CBAM)를 시행할 예정이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온실가스 배출 공시 의무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역시 2026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 의무화가 예고돼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은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탄소 배출량 50% 감축을 목표로 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ESG 기준을 콘텐츠 공급망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콘텐츠 제작사 역시 글로벌 협업 환경에서의 지속가능성 기준 충족을 위한 체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콘진원과 CJ ENM은 연내 실증 검증을 기반으로 콘텐츠 산업 내 ESG 기준의 현장 안착을 유도하고 지속가능한 제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