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리 끝물?”...잇단 선거 패배로 사퇴 요구 급증

日 자민당, 참의원 선거서 과반 실패
16년 만의 여소야대 현실화
이시바 시게루 총리.
이시바 시게루 총리.

일본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졌다. NHK는 20일 개표 상황을 전하며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50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NHK, 요미우리신문, 니혼TV 등이 공동 실시한 출구 조사에서도 이번 참의원 선거 대상 의석 125석 중 자민당이 27~41석, 공명당이 5~12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참의원 전체 의석은 248석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구 75석과 비례대표 50석을 포함해 총 125명이 새로 선출된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124석)을 유지하려면 이번 선거에서 최소 50석을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전망으로는 미달이 불가피하다. 이로써 자민당은 중의원(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소수 여당으로 전락하게 되며 이는 민주당 정권에 정권을 내줬던 2009년 이후 16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같은 달 치러진 중의원 총선과 올해 6월 도쿄도 의회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패배해 당내에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연속적인 전국 선거 패배로 이시바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자민당 단독으로는 정권 유지가 어려워 연립 정권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국민은 이번 선거로 이시바 정권에 불신임을 표했다”며 “자민당과의 대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시바 총리는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NHK 방송에서 “어려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제1당으로서 국가를 위해 책임 있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연립 정권 확대에 대해선 “의석 상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에서는 총리 퇴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다카하시 카츠호 참의원은 “총리 책임은 당연하다”고 말했고, 아오야마 시게하루 참의원도 “중·참의원 모두 과반을 잃었으니 총리가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익 성향의 '참정당'은 기존 2석에서 10~22석으로 대폭 의석을 늘릴 전망이다.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인했다”며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50~60석을 목표로 연립 정권 진입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