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용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이용실적에서도 신한카드를 넘어서며 2위와 격차를 2조원까지 벌렸다.
3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카드 신용판매액(체크카드·카드론·현금서비스 제외)은 86조6501억원으로 전년 동기(81조1371억원) 대비 5조원 이상 증가했다. 작년 10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국내 전업 카드사중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신용판매액은 84조1441억원으로 전년 동기(81조2090억원) 대비 2조9000억원가량 증가했으나 상반기 기준 실적이 역전됐다. 현대카드와 격차는 2조원 이상이다. 이어 △삼성카드 79조2627억원 △KB국민카드 66조3066억원 △롯데카드 48조2664억원 △우리카드 34조2261억원 △하나카드 32조6907억원 △비씨카드 3조61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이용실적에서도 현대카드가 신한카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엔 해외 이용실적에서만 앞선 상태였다. 상반기 현대카드 국내 신용판매액은 84조6099억원으로 신한카드(82조4880억원)보다 2조원가량 높게 나타났다.
현대카드가 단기간에 신용판매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던 이유로는 상품경쟁력 강화와 회원수 증가가 꼽힌다. 특정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와 해외여행객 공략 등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엔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애플페이를 론칭하면서 도입 한달 만에 20만명 이상 신규회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PLCC는 카드사가 아닌 기업 브랜드를 내세워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해당 기업 이용시 혜택을 특화한 카드다. 마케팅 비용을 함께 부담하고 수익을 일부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일반 제휴카드와 구분된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첫 PLCC를 출시한 이후 국내 카드사 중 해당 분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항공, 자동차, 유통, 식음료, 포털, 패션 등 다양한 분야 기업과 손을 잡으며 올 상반기 회원수가 전년 동기보다 51만명 증가한 1250만명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순증이다.
회원수와 신용판매 확대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현대카드 순이익은 1655억원으로 전년 동기(1638억원) 대비 17억원 증가했다. 타 카드사들은 대손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순이익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개선이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반기순이익은 2466억원으로 전년 동기(3793억원) 대비 약 1300억원이 감소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품경쟁력 강화로 회원수와 신용판매 취급액이 꾸준히 성장했고 이익도 증가했다”며 “실수요자 중심 금융상품 운영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연체율도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