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가 디테일 잘 챙길 수 있나”···디지털금융 '이관'에 핀테크 우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

디지털금융을 총괄할 조직이 신설 재정경제부로 넘어갈 것이 유력한 가운데, 업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총리급 조직에서 자칫 정책 아젠다가 후순위로 밀리거나 디테일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걱정이다.

관련부처를 종합하면 이번 정부조직개편에서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산하 조직은 신설 재정경제부로 전부 편입되는 안이 유력하다.

디지털금융정책관 밑에는 디지털금융총괄과, 금융데이터정책과, 금융공공데이터팀, 금융안전과, 가상자산과 등 5개 과가 관련 정책을 맡고 있다. 마이데이터, 금융보안, 가장자산, 혁신금융 등을 다룬다.

핀테크 업계 일각에서는 재정경제부에서 디지털금융 정책이 원활히 돌아갈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한 중소 핀테크 업체 대표는 “솔직히 금융위원회에서도 최근 들어서야 디지털금융 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정착된 상태”라면서 “재경부로 가면 기존 기재부 관료들과 인사 교류 등으로 기껏 쌓아온 '디지털 DNA'가 희석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핀테크 업체 임원도 “장관이 부총리급이고 거시경제를 주로 다루는 조직에서 디지털금융을 다루는 것은 업계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다른 정책과제에 밀려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디지털금융 관련 업무가 전문화되는 추세인 만큼 신설되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이를 수행하는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제도화가 진행 중인 가상자산을 제외한 다른 업무는 인·허가, 데이터관리, 보안 등으로 감독업무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재경부에 디지털금융을 비롯한 정책 콘트롤타워를 맡기고 실무는 금감위에서 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꼽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08년 재경부에서 금융위를 분리할 당시와 비교해 금융업권 환경이 많이 복잡해진데다, 가상자산을 제외한 이미 많은 디지털금융 영역이 이미 제도화 얼개가 갖춰진 상태”라면서 “특히 디지털금융은 보안과 연관이 깊은 만큼, 재경부는 큰 틀의 방향만 제시하고 실제 업무는 감독 영역을 포괄적으로 해석해 보다 전문성을 갖춘 금감위에서 맡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반면, 재경부가 디지털금융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규제개선이나 정책추진에 부총리가 힘을 실을 경우 오히려 금융위 시절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직개편 논의를 보면 재경부에서 규제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디지털금융 일 것”이라면서 “부총리가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진두지휘하면 오히려 업권에는 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 역시 “재경부로 디지털금융 주무를 넘기면 디지털금융 정책 수준 전반이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신임 위원장이 이번 개편이 '과거 회귀가 아니라 미래지향적 개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