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크 글로벌과 옴니스페이스, 에어버스와 탈레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위성통신 기업의 합병이 본격화되고 있다. 위성통신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스타링크에 대항하려는 행보다. 국제민간표준화기구(3GPP) 표준 기반 위성통신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26일 외신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 링크 글로벌은 옴니스페이스와 합병을 결의했다.
링크 글로벌은 우주 공간에 기지국 역할을 하는 위성을 활용해 지상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하는 '단말-위성(D2D)' 기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긴급 메시지 등 분야에 특화됐다.
옴니스페이스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유럽최대 위성통신 기업 SES의 자회사로, 3GPP 비지상통신(NTN) 기반 위성통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D2D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S-밴드(60MHz)를 유럽 다수 국가에 거쳐 보유하고 있다. 합병법인의 대주주는 SES가 맡게 되며, 50개국 이상에 50여개 이상의 이동통신사(MNO)와 계약 접점을 바탕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며 시장에 대응한다는 목표다.
유럽에서는 또 에어버스와 레오나르도, 탈레스가 우주사업부 통합을 결의하고, 2027년까지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에어버스와 탈레스는 프랑스, 레오나르도는 이탈리아 국적을 보유한 유럽 다국적 연합군이 탄생한다. 세 회사는 위성통신, 항법, 지구 관측, 과학 및 국가 안보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며 위성인프라에서 유럽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2023년에는 프랑스의 유텔샛과 영국의 원웹이 합병해 '유텔샛원웹'이 출범했다. 현재 위성 648기를 띄워 글로벌 위성통신 서비스를 운영하고, 한국 서비스 상용화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 위성통신 기업들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스타링크와 중국 위성통신에 대항하려는 행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와 같이 위성통신은 안보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다. 방대한 위성통신 시장과 안보를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유럽 기업과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유럽 전력에 위성통신망을 구축하는 IRIS²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프로젝트는 유럽의 독립적인 우주·위성통신 인프라 구축하기 위하 106억유로(약 1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유럽위성통신 기업들은 합병을 통해 이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에 대응하며 몸집을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