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주행이 자산이 되는 시대, 핑거 '바뱅탄스코' ESG 금융 혁신 앞장

핑거. 사진=핑거
핑거. 사진=핑거

“주행할수록 지갑이 자란다”는 문장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이제 친환경 주행이 곧 자산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SaaS(Service as a Software) 플랫폼 전문기업 핑거가 추진 중인 '(가칭)바뱅탄스코' 프로젝트는 전기이륜차의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감축 실적을 디지털 자산화하고, 이를 즉시 보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ESG 금융 모델이다.

주행 데이터는 국제 표준 MRV(측정·보고·검증) 체계에 따라 탄소크레딧으로 전환되고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형태로 실시간 보상된다. 말 그대로 '탄소를 줄일수록 돈이 되는 구조'다.

글로벌 ESG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뢰성과 실효성 논란은 남아 있다. 핑거는 이런 문제를 데이터로 해결하려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ESG 실적을 위·변조 불가능한 형태로 기록하고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투명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데이터가 신뢰를 만들고, 금융이 지속가능성을 완성하는 구조다.

핑거는 이를 실물 인프라와 결합했다. 전기이륜차 전문기업 바이크뱅크, 전국 배달플랫폼 네트워크를 보유한 로지올(생각대로), 블록체인 개발사 마이크레딧체인(MyCreditChain)이 협력사로 참여했다. 바이크뱅크는 이륜차와 배터리 교체 인프라를 제공하고, 로지올은 수만명의 라이더 네트워크를 연결한다. 핑거와 마이크레딧체인은 블록체인 기술과 지갑·보상 엔진을 담당하며, 핑거는 모든 데이터를 통합·검증·결제하는 금융 백본 역할을 맡고 있다.

바뱅탄스코의 핵심은 MRV 기반 탄소자산화 엔진이다. 전기이륜차의 주행거리, 배터리 교체, 에너지 사용량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감축량(tCO₂eq)을 계산해 자동으로 탄소크레딧 토큰을 발행한다. 이 과정은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자동화되어 중개비용을 없애고 이중계상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모든 기록은 블록체인 상에 공개되어 ESG 평가기관이 언제든 검증할 수 있다. 발행된 토큰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돼 렌탈료, 충전비, 보험료 등 실생활 결제에도 사용 가능하며 향후 지역화폐 및 일반 금융망과의 연동도 계획돼 있다.

핑거. 사진=핑거
핑거. 사진=핑거

핑거는 바뱅탄스코를 단순한 실증사업이 아닌 디지털자산 통합 인프라의 시금석으로 본다. DID(탈중앙 신원), DPP(디지털 제품여권), STO(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하나의 구조로 통합해 탄소감축 데이터가 실시간 금융 거래로 이어지는 End-to-End 구조를 구축 중이다. 핑거 관계자는 “ESG는 결국 데이터의 정확성과 보상의 지속성에서 신뢰를 얻는다”며 “바뱅탄스코는 ESG를 실제 경제 구조 안으로 끌어들인 첫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실증 데이터에 따르면 탄소라이더는 2027년까지 15만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누적 감축량은 30만 톤(tCO₂eq), ESG 리워드는 약 5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ESG를 비용이 아닌 수익 창출 구조로 재정의하는 시도로, 라이더는 탄소를 줄일수록 실질적 보상을 받으며 기업은 ESG 데이터를 확보하고 금융기관은 새로운 친환경 자산 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외 제도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금융위원회의 STO 제도 정비, K-ETS(탄소배출권 거래제)와의 연계는 물론, EU CBAM 및 DPP 표준화 정책에도 대응 중이다. 해외에서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교통 인프라 실증 사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안인주 핑거 대표이사는 “ESG는 이제 감성과 캠페인이 아니라 데이터와 금융이 결합된 기술의 문제”라며 “실제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축을 검증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보상·결제하는 시스템이야말로 지속가능한 ESG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