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시정연설]與 “민생·미래 동시 복원 예산”…野 “재원 마련은 어디서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마친 후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마친 후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 시정 연설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약 728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에 미래 산업 육성에 대한 밑그림이 잘 드러났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에 이 대통령 시정연설이 열리는 본회의를 보이콧한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와 재원 마련 대책 등을 문제 삼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4일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도 예산안은 내란의 상처를 딛고 민주주의·민생·미래를 동시에 복원하겠다는 국가 비전을 분명히 제시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민생과 미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예산안이 대한민국 새로운 백 년의 출발점이 되도록 꼼꼼한 예산 심사와 법 제도적 지원을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번 시정연설에 미래먹거리 분야 투자에 대한 청사진이 잘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은 국민과 함께 'AI 시대'의 문을 열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백년대계를 만들 초석”이라고 했다.

또 “AI·콘텐츠·방위산업 등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35조 3000억 원 수준의 사상 최대 R&D 예산, 150조 원에 달하는 국민성장펀드는 4000이 뉴노멀이 된 우리 코스피가 5000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한민국 경제 동력을 키우는 투자이자, 청년·중소기업·스타트업의 성장 사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피켓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에 반발하며 야당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피켓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에 반발하며 야당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반면에 국민의힘은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전날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이유로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 대통령에 대한 피켓 시위를 펼쳤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항의 시위를 펼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은 초당적 협력을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권의 특검은 제1야당 전 원내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여당 대표는 연일 정당 해산을 입에 올린다”고 했다.

인공지능 전환 등에 필요한 예산과 관련해 재원 마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슈퍼 예산의 실체는 AI 예산이 아닌 빚잔치 예산이고 민생예산이 아닌 선거용 현금 살포 예산”이라며 “정부는 확장 재정이라는 미명 아래 빚으로 생색내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이 'AI 대전환'을 외쳤지만, 그 재원 마련은 대체 어디에서 하나”라고 반문한 뒤 “미래 산업을 위한 투자라 포장했지만 실상은 미래세대의 주머니를 터는 부채 폭탄 예산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