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왕실 보석 도난사건으로 드러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그림과 액자를 들고 들어가 그림을 몰래 걸었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Le Figaro)에 따르면 벨기에 출신 10대 틱톡커 닐과 센은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루브르 박물관에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거는 모습을 공개했다.
장난 전문 틱톡커인 두 사람은 지난 10월 19일 도난 사건 이후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조치가 실제로 강화됐는지 확인하겠다며 이 같은 장난을 기획했다.

영상에서 이들은 “레고로 조립할 수 있는 액자를 만들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려면 여러 조각으로 분리해야 하지만 내부에서 다시 조립하면 된다. 그림도 둘둘 말아 내부에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따로 떨어져 보안 검색대를 문제없이 통과했다. 이후 경비원들의 눈을 피해 레고 액자를 조립하고 작품을 걸 장소를 물색했다.
당초 이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 옆에 작품을 걸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러 폐관 1시간 전에 입장했음에도 모나리자 근처에는 경비원이 많았기 때문에 몇m 떨어진 곳에 걸어야 했다.
빈 벽에 액자를 붙이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일련의 과정은 모두 영상으로 기록됐다. 이들은 “모나리자 벽에 걸 수는 없었다. 경비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전시실에 걸어두긴 했다”고 자랑했다.
이들은 “위험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작품을 걸자마자 바로 떠났다. 경비원을 자극하거나 그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박물관에 큰 피해는 입히지 않았지만, 이 영상이 공개되자 박물관 보안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0월 19일 프랑스 왕실 보석 8점이 도둑맞아 8800만 유로의 손실을 입은 박물관 측이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보안 시스템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다.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장난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모든 벽에 보안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틱톡커를 비난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보안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다음 날 루브르에 갔는데 아직 걸려있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