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소재 수급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올 3분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모듈 매입액이 두자릿수대 증가했다. 부품 단가 인상과 고환율 부담이 맞물리며 제조원가 압박이 커지는 것이다. 4분기와 내년도 MX사업부 수익성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솔루션 매입액은 10조927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7051억원)대비 25.6%나 급증했다. 이 기간 DX부문 전체 원재료비에서 모바일 AP가 차지하는 비중도 16.6%에서 19.1%로 확대됐다. 삼성전기 등으로부터 구매한 카메라 모듈 매입액도 지난해 3분기 누적 4조2741억원에서 8.6% 늘어난 4조6417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AP와 카메라 모듈 가격이 모두 올랐다. 배경으로는 고성능 부품 수요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단가 인상 압박이 꼽힌다. 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칩셋 업체들이 AI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강화한 신형 AP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단가가 높아졌다. 고화소·다중 센서 기반 카메라 모듈 채택도 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스마트폰 확산으로 중급기까지 고사양 부품 적용이 확대되면서 전체 원가 구조가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고환율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의 공정 단가 인상까지 겹치며 제조비용 부담까지 한층 커졌다. 환율 상승은 해외 시장에선 원화 기준 수익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 MX사업부 중장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4분기에도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원가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은 4분기 MX 부문 매출을 27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조9000억원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부품 단가 인상과 고환율 등 원가 구조 악화가 지속된 상황에 신제품 부재와 계절적 비수기 등이 겹치며 수익성이 둔화될 전망이다.
내년 상황도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6울트라 모델에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전량 탑재할 계획이다. 미국 판매될 일반·플러스 모델 일부에도 동일 칩셋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 용량 조정과 기판 두께 축소 등 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퀄컴 칩셋 비중이 유지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Z폴드7을 통해 확인한 세트 경쟁력은 실적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부품 원가 상승은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