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미국 공장 증설과 국내 4조원 규모 투자, 바이오시밀러·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로 글로벌 생산 체계를 전면 재편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올해 4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연내 미국 공장 대금 납부를 완료하고 내년 1월 5일부터 셀트리온 이름으로 공장을 공식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인수 즉시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 증설에 착수한다. 우선 1차로 3년간 1만1000L 배양기 3기를 증설하고, 이후 수요에 따라 추가 3기를 설치한다. 총 5년간 6만6000L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공장 인수·운영비 약 7000억원과 별도로 증설에 또 7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현지 설비 확충에만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설계 및 인허가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이며, 인수 완료 즉시 착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좋은 공장을 좋은 가격에 확보했다”면서 “운영 원가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로 셀트리온은 미국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과 관세 요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미국 공장과 별도로 국내 생산기지 확충도 병행한다. 송도·예산·오창에 원료의약품(DS), 완제(DP),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공장을 신설하는 데 약 4조원을 투입한다.
서 회장은 “2030년이면 미국 물량을 제외해도 송도 생산능력이 부족해진다”면서 “18만L 생산라인 설계를 내년부터 시작해야 하고, CMO 사업을 강화하면 36만L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주력인 바이오시밀러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글로벌 허가를 받은 11개 제품을 포함해 2038년까지 총 41개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서 회장은 “2030년에는 18개, 2038년에는 총 41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할 것”이라며 “전 세계에 자체 직판망을 가진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사실상 셀트리온뿐”이라고 말했다. 또 “3상 면제 시대가 오더라도 PK 동등성을 증명하려면 개발력이 필요하다”며 경쟁 우위를 자신했다.

시장의 관심이 높은 비만 치료제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기존 GLP-1 기반 2중·3중 작용제를 넘어서는 4중 타깃 경구형 신약 'CT-G32'를 개발 중이다.
'CT-G32'는 이전 세대 치료제의 큰 단점으로 지목되는 △개인 편차에 따른 치료 효과 △근손실 부작용 등이 개선될 것이며, 지방분해 촉진 효과와 체중 감소율도 최대 25% 수준으로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 회장은 “4중 작용제는 비반응률이 5% 이하로 줄고, 체중 감소율은 25% 정도까지 기대한다”면서 “무엇보다 주사제가 아니라 경구용”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4분기 실적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4분기는 3분기보다 매출은 30% 이상 성장, 매출원가율 35% 아래, 영업이익률은 40%대”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할하기 전에 내던 영업이익과 서로 누가 더 많은지 경쟁해볼 만한 체계에 왔다”고 말했다.
3분기 미국·유럽에 각각 출시된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오센벨트',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는 초기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에는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와 '스토보클로-오센벨트'가 유럽 시장에서 추가 출시돼 매출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