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를 전시해 화제가 된 이탈리아 설치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또 다른 작품 황금 변기가 경매에서 177억원에 판매됐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경매업체 소더비는 18일(현지시간) 경매에서 카텔란의 작품 '아메리카'가 1210만달러(약 177억8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카텔란의 '아메리카'는 18k 금 223파운드(약 101.2kg)로 만들어진 변기 모양의 조형물이다. 2016년 단 두 점만 제작됐으며, 그 중 하나는 도난당했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미국의 과도한 부를 풍자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고의 예술적 가치와 기본적인 기능 사이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기 위해, 고귀하지 않지만 가장 필요한 공간(변기)에 값비싼 것(금)을 배치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2016년 단 두 점만 제작됐다. 한 점은 영국 옥스퍼드셔주 블레넘 궁전에 설치됐으나 지난 2019년 9월 도난당한 뒤 아직까지 회수하지 못했다.
이날 경매는 작품에 사용된 금의 가치와 동일한 1000만달러(약 147억원)로 시작됐다. 다만 낙찰 건수는 1건에 지나지 않아 1210만달러에 그쳤다. 낙찰자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 업체인 '리플리의 믿거나 말거나'(Ripley's Believe It or Not!)로 알려졌다.

카텔란은 벽에 덕트 테이프로 바나나를 붙인 설치 예술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예술가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돼 경매에서 600만달러(약 88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바나나는 모형이 아닌 실제 과일을 사용했다. 관람객이 바나나를 떼어먹거나 바나나에 곰팡이가 쓸기도 해 바나나는 여러 번 교체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