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업무자동화 콘퍼런스로 자리잡은 'AX & 하이퍼오토메이션 코리아 2025-Fall'이 11월 14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돼 약 500여 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2018년 출범 이후 RPA·IPA·하이퍼오토메이션·AI Agent로 이어지는 자동화 트렌드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제시해온 이 행사는, 올해 “Automation을 넘어, Agent Orchestration으로 혁신하라”를 주제로 기업 업무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업무 환경이 급격히 복잡해지는 가운데, 이번 콘퍼런스는 AI Agent 기반 자동화가 단일 툴 중심의 자동화를 넘어 조직 전체의 데이터·업무·역할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행사는 경희대학교 이경전 교수의 특별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에이전트 경영: AGI 시대의 사람·프로세스·데이터 재배치 전략'을 통해 GPT-5 시대를 앞두고 기업이 고민해야 할 데이터 재배치 구조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Agent가 단순 반복 자동화를 넘어, 기업 내부 의사결정·업무 판단·맥락 이해에 이르기까지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이어진 키노트 세션에서는 세계적인 자동화 기술 기업들이 실제 도입 경험과 기술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유했다. SS&C 블루프리즘의 김병섭 지사장은 'Agentic AI in Action: from AI to ROI'를 발표하며, AI Agent 도입이 실제 ROI로 이어지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에이전트 기반 자동화를 안정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가버넌스·보안·프레임워크 요소와 데이터 처리 전략을 함께 설명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두 번째 키노트에서 PwC 컨설팅 조용민 파트너는 '최근 기업들의 Agentic AI 시대 준비를 위한 접근 방향'을 통해, 그동안 AI 도입이 내부 효율화 수준에 그쳤던 이유를 프로세스 기반 접근의 부족과 비즈니스 목표와의 연계 실패에서 찾았다. 조 파트너는 PwC가 글로벌 기업과 함께 구축한 프로세스 기반 AI 도입 프레임워크를 소개하며,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전략적 도입 방향을 제시했다.

워카토 코리아 손예진 총괄은 'Agentic Orchestration으로 완성하는 AI 중심 엔터프라이즈'를 발표했다. 손 총괄은 SaaS와 시스템이 얽혀 있는 복잡한 기업 환경 속에서, 다양한 에이전트가 협업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MCP(Model Context Protocol) 등 최신 표준을 활용해 에이전트 간 메시지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구조를 실제 고객 사례 중심으로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DX 장준화 그룹장은 '사무 생산성 혁신을 위한 AI & RPA Collaboration'을 통해 실제 사무 환경에서 AI Agent와 RPA가 결합해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사례를 소개했다. 포스코DX가 추구하는 'Human & AI Co-Workplace' 모델에서 AI Employee가 참여하는 자동화 구조는 많은 참석자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SDS 정민기·박재혁 그룹장은 'Brity Automation의 Agentic Automation 사례 & 로드맵'을 통해 전통적 Workflow·RPA 기반 자동화가 LLM·VLM 기반 Foundation 모델과 결합하며 어떻게 고도화되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기존 Bot을 넘어 Agentic Bot으로 확장된 사례와 향후 기업 전반에 AI Agent를 적용하기 위한 Brity Automation의 로드맵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키노트 마지막 발표에서 시와소프트 성태우 팀장은 'LLM 기반 AI Agent 아키텍처와 하이퍼오토메이션 적용 사례'를 발표하며, LLM 기반 Agent 도입을 위해 기업이 고려해야 하는 아키텍처 구성, 기술 선택, 프로세스 설계 기준을 상세히 제시했다. 그는 RPA에서 Hyperautomation, 다시 AI Agent 기반 자동화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기업이 갖춰야 할 실행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했다.

오후 세션은 Track A와 Track B로 나뉘어 보다 실무적인 발표가 이어졌다. Track A에서 한국IBM 곽병혁 Technical Specialist는 'AI Agent 시대의 실행력, API 기반의 아키텍처 전략'을 통해 AI Agent가 안정적으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API 실행 기반을 설명했다. 이어 유아이패스 코리아 김형수 상무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주도하는 에이전트 자동화'를 통해 주요 사무·운영 프로세스에서 Agent가 개입하며 효율성을 크게 높인 사례를 공유했다. 쏠모랩 임근석 대표는 '기업은 어떤 AI 에이전트를 원하는가? - n8n 중심으로'를 발표하며, 다양한 산업 고객이 공통적으로 요청하는 Agent 요구사항과 오픈소스 기반 n8n을 활용한 구체적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Track B에서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현지 매니저가 Copilot 기반 Agent와 Agent Store 개념을 활용한 실무 자동화 모델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어 LH 주혜정 차장은 공공 부문의 대규모 행정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혁신 사례를 발표하며, AI Agent 도입이 실제로 업무 품질·속도·정확성을 어떻게 개선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모두의AI 케인은 최신 글로벌 AI Agent 트렌드를 바탕으로 Sub Agent 구조, Context Management 방식 등 차세대 Agent의 실제 구현 방향을 제시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KAIST 김재철AI대학원 장동인 교수의 클로징 키노트로 장식했다. 장 교수는 'Agentic AI 시대에 돈 버는 AI'를 통해, “세상의 돈은 모두 AI에 몰리고 있다는데, 왜 우리 눈에는 안 보일까?”라고 반문하며 극소수의 손에 몰리고 있는 AI 돈의 전쟁애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의 적절한 대안은 무엇인지 다양한 사례와 가이드를 제시했다.
이번 콘퍼런스가 보여준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 기업 자동화는 더 이상 개별 시스템을 도입해 부분 최적화를 추구하던 시기를 지나, 여러 AI Agent가 서로 역할을 나누고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단계'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RPA와 단일 챗봇 중심으로 돌아가던 초기 자동화 시대에는 반복 업무 처리나 단일 기능 자동화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LLM 기반 Agent가 조직의 데이터·업무·프로세스를 가로지르며 업무 흐름 자체를 재설계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한 자동화 도입을 넘어, Agent 간 협업 구조·데이터 연계·API 기반 실행 환경 등 보다 정교한 설계 능력을 요구받고 있으며,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다양한 사례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현장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잘 보여줬다.
행사를 주최한 전자신문인터넷은 내년 4월 17일 'AX & 하이퍼오토메이션 코리아 2026-Spring'을 개최한다고 예고했다. 내년 봄 행사는 기업의 Agent 도입이 초기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운영·확산 단계로 들어가는 시점에 열리는 만큼, LLM 기반 Agent의 전사적 적용 전략, Agent Store·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의 진화,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 이슈 등 보다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주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신문인터넷 류지영 국장은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이 AI 기반 업무혁신 흐름을 가장 먼저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그니처 콘퍼런스로서 시장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