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버슬립은 스타트업에서 번아웃을 겪은 임선우 대표가 1인 기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10인 이하 소규모 조직을 대상으로 홈페이지 제작, 비즈니스 시스템 구축, 성장 코칭을 제공하는 회사다.
임선우 대표는 초기에 '시간=수입'이라는 1인 기업의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했지만, 경험을 '제품화'하고 비즈니스를 '시스템화'하면서 지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가상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B2B 기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자동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며 확장 가능한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임 대표가 1인 기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남다르다. 그는 “과거 스타트업에서 번아웃을 겪으면서 깨달았다”면서 “남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나의 주도성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 솔로프리너, 즉 1인 기업 창업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초기 창업 과정에서 정부 기관 행사, 마케팅 외주, 강의 등 닥치는 대로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다다랐다. 임 대표는 “매번 맞춤형으로 대응하다 보니 결국 '내 시간을 갈아 넣어야 수입이 생기는' 함정에 빠졌다”면서 “이게 1인 기업의 가장 큰 한계라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임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솔로프리너 사례를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는 명확했다. 경험을 제품화하고, 비즈니스를 시스템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솔로프리너의 핵심 역량은 두 가지다. 첫째는 경험과 서비스를 '제품화'하는 능력이다. 임 대표는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가진 제품으로 만들어야만 시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면서 “매번 0에서 1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비즈니스 전체를 '구조화'하는 역량이다. 그는 “제품 기획과 마케팅처럼 창의성이 필요한 일과, CS나 운영처럼 꾸준함이 필요한 일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면서 “반복적인 부분은 단순화하거나 위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능력이 1인 기업의 성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지방을 기반으로 하는 솔로프리너다. 지방 1인 기업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그는 역발상을 시도했다. 대부분 온라인에서의 해답을 찾을 때, 역으로 오프라인으로 나간 것이다.
AI 기반 업무 시스템을 이야기하는 그가 직접 발로 뛰며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한 결과는 놀라웠다. 그는 “오프라인에는 온라인 경쟁이 덜한 블루오션이 있었다”면서 “AI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현장의 문제들이 바로 비즈니스 기회였고,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제 가장 강력한 마케팅 채널이자 협업 파트너를 만나는 장이 되었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국내외 솔로프리너 사례를 분석하면서 얻은 가장 큰 인사이트는 “돈이 되는 기회는 의외로 평범하고 지루한 곳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두 가지 사례를 꼽았다. 첫 번째가 미국의 창업가 닉 후버의 사례다. 닉 후버는 개인 창고 비즈니스처럼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시장에서 시작해 8개 이상의 사업체로 확장했다. 경쟁이 덜한 시장에서 꾸준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 번째 사례는 국내 셀프 스토리지 기업 알파박스이다. 알파박스 대표는 캠핑 장비를 보관할 곳이 없다는 본인의 불편함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했고,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문제이기에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었다.
임 대표의 현재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론과 실제가 잘 맞아떨어진다. 그는 홈페이지 제작과 노션·AI를 활용한 비즈니스 시스템 구축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홈페이지 담당자가 부재한 B2B 기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자동화 구독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홈페이지를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장기적인 반복 매출 구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의 궁극적인 비전은 국내를 넘어선다. 그는 “국내, 특히 지방의 잠재력 있는 크리에이터와 작은 조직들을 더 넓은 해외 시장과 연결하고 싶다”면서 “솔로프리너의 미래는 내수 시장에서의 생존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단순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인 계획으로 진행 중이다. 연말 캐나다 출장을 시작으로, 이 비전을 현실로 만들 구체적인 첫발을 내디딜 계획이다.
임 대표가 예비 솔로프리너들에게 건네는 조언은 간명하다. 그는 “회사에 오래 있다 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무의식적인 제약이 많이 생긴다”면서 “마음속 두려움을 이겨내고 빠르게 시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패하면 그 자체로 경험과 데이터가 되지만, 그저 흘려보낸 시간은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계속 시도하면서 내가 꾸준히,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하고, 1~2년 큰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버티며 하던 사람이 결국 의미 있는 결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여러 직무를 거치며 얻은 넓은 시야가 강점이라고 생각했다”며 “단점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경험이, 여러 업무가 맞물려 돌아가는 작은 조직의 시스템 전체를 코칭하는 데는 오히려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솔로프리너 시대, 성공의 열쇠는 '어떤 상품을 팔 것인가'보다 '어떻게 시간의 한계를 벗어날 것인가'에 있는지도 모른다. 임 대표의 여정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을 제시한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