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트]한국인이 좋아하는 속도 '팩클렌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03/news-p.v1.20251203.3240ea8d0c64491cbada5575e587abf1_P1.png)
한국인은 빨리 움직인다. 길게 돌지 않고, 필요한 것만 골라 한 번에 끝내는 데 능하다. 이 '효율의 미학'은 스킨케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복잡한 루틴 대신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단계를 해결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최근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카테고리가 있다. 바로 팩과 클렌징을 동시에 끝내는 '팩클렌저'다.
팩클렌저의 인기 배경에는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속도감이 자리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피부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한국 소비자의 심리가 팩클렌저를 하나의 '현대적 루틴'으로 자리잡게 했다.
세정만 하던 기존 클렌저와 달리, 팩클렌저는 몇 초 머물렀다가 씻어내는 사이에 진정·보습·모공·각질 관리까지 해결한다. '세안 그 자체가 스킨케어'가 되면서 복잡한 루틴을 줄이고도 피부 컨디션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Z세대·직장인·워킹맘까지 폭넓게 반응하고 있다.
성분 구성도 일반 폼 클렌저와 결이 다르다. 에이프릴스킨 '핑크알로에 팩 클렌저'는 알로에와 병풀 등 진정 성분을 듬뿍 넣어 세안 전에 먼저 피부를 달래는 구조다. 풀리(FULLY)의 '그린토마토 클레이 팩 클렌저'는 클레이를 고함량으로 배합해 클레이 팩처럼 모공·피지 관리와 블랙헤드 정리에 특화된 점이 특징이다. '세정제에 스킨케어 성분을 조금 넣은' 수준이 아니라, 애초에 팩과 클렌저의 경계를 흐린 제품들이다.
텍스처도 경험을 좌우한다. 팩클렌저는 피부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제형이 부드럽고 쫀득하게 설계된다. 자극은 줄이고 밀착감은 높여 피부 위에서 스킨케어 속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가 '세안만 했는데 얼굴이 덜 당긴다', '각질이 정리된 느낌'이라 답한다. 루틴을 줄인 결과가 아니라, 루틴의 질을 끌어올린 셈이다.
시장 반응 또한 뜨겁다. 에이프릴스킨은 화해 신제품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했고, 풀리의 그린토마토 클레이 팩 클렌저는 출시 1년 반 만에 판매량 115만 개를 돌파했다. 소비자 평가와 판매 지표 모두 '클렌징 시장의 새 표준'이 등장했음을 보여준다.
팩클렌저는 단순히 세안제의 확장판이 아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속도와 피부가 원하는 여유 사이, 그 절묘한 지점을 타게팅한 제품이다. 빠르게 해결하고 싶지만 대충하고 싶지 않은 마음. 팩클렌저는 그 요구를 가장 정확하게 읽어낸 클렌저다.
요즘의 세안은 그래서 더 간단해졌다. 한 번에, 하지만 제대로. 한국식 속도감이 만든 신(新) 클렌징 공식이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