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에이전트 국제표준 주도 시동…오픈AI·앤트로픽 동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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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인공지능(AI) 기업이 AI 에이전트 기술 개방형 표준 규격을 마련한다.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행보로 풀이된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블록은 리눅스재단 산하에 '에이전틱 AI재단(AAIF)'을 조직하고 각사가 개발해온 핵심 기술을 재단에 이전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재단을 통해 AI 에이전트 핵심 개발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 공통 규칙을 세워 에이전트 생태계 표준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앤트로픽이 제공한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MCP)'은 AI 모델과 각종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통신 규격이다. 오픈AI '에이전트닷엠디'는 에이전트 행동 지침을 적어두는 설명서 같은 기술이다. 블록의 '구스'는 여러 AI 모델을 대신 불러와 컴퓨터에서 해야 할 일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도구다.

개발자들은 세 기술이 복잡한 내부 연결을 일관된 방식으로 해결해주는 기반 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재단에 이전된 기술은 향후 리눅스재단의 중립적 거버넌스 아래 관리된다. 특정 기업이 단독으로 기술 방향을 바꾸거나 경쟁사에 불리한 규칙을 제시하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플레어 등도 재단 참여를 선언하며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에 동참했다.

시장과 연구기관에 AI 에이전트 표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제시, 산업 발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I 에이전트 기술은 표준이 부재한 상황이다. 기업별 연결 방식이 달라 동일한 기능이라도 플랫폼별 중복 개발해야 하고 여러 종류 에이전트를 단일 워크플로우에 적용하려면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표준 규격을 토대로 움직이면 사용자 편익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정 기업 서비스에 '락인(lock-in)'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나의 에이전트가 통합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선도 기업과 빅테크 참전은 미국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 먼저 AI 에이전트 국제표준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짐 젬린 리눅스재단 총괄은 “공유된 규칙과 안전성 패턴이 마련돼야 AI 에이전트가 신뢰 받을 수 있다”며 “표준을 먼저 잡는 주체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