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기념품에 전범기?… 日 관광지서 욱일기 상품 버젓이 판매

후지산 주변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욱일기 나무 스틱. 사진=서경덕 교수팀
후지산 주변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욱일기 나무 스틱. 사진=서경덕 교수팀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후지산 일대에서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기념품이 판매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겨울철을 맞아 선명한 후지산 풍경을 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한국인 관광객들로부터 후지산 인근 기념품점에서 욱일기가 달린 나무 스틱이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이 제품은 후지산을 오를 때 산장마다 도장을 찍어 기록하는 데 사용하는 일종의 등반 기념용 막대로, 실제 등산객은 물론 일반 관광객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여기에 욱일기 무늬가 삽입돼 판매되면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아시아 지역을 침략하고 태평양전쟁을 수행하던 시기에 사용된 군기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라는 점에서 역사적 민감성이 크다. 이런 상징을 관광 상품에 적용하는 것은 과거의 상처를 외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는 욱일기의 역사적 배경을 알지 못한 채 단순한 일본 전통 이미지로 받아들이고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 교수는 “욱일기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문제점을 알릴 수 있도록 다국어 콘텐츠 제작 등 국제 사회를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