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테크 담당 임원 전면 배치…“혁신만이 살 길”

카드업계가 테크 조직에 힘을 싣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등 신기술 확산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본업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배주식 KB국민카드 부사장
배주식 KB국민카드 부사장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테크그룹을 부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KB국민카드 테크그룹은 금융·글로벌사업그룹과 함께 경영 양대 축을 이루는 부사장급 그룹으로 위상을 강화했다.

신임 테크그룹장으로는 직전까지 개인영업그룹을 이끌었던 배주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배 부사장은 지난 2022년 신성장사업그룹장, 2023~2024년에는 테크그룹장으로 KB국민카드 혁신을 이끌었다. 지급·결제 서비스를 다양화해 카드승인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것은 물론 해외 특화카드, 임베디드 금융 등 신규시장 중심 본업 지원을 확대했다. 상품기획부터 회원모집까지 개인영업 전반을 총괄하고 과거 테크그룹장을 역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기술 기반 혁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최근 정보 유출 사태를 반영해 소비자보호와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테크 부문에 힘을 실었다. 테크 부문에 별도 임원을 배치해 전문성을 높였다. 신규 선임된 윤승원 상무는 테크부문장과 고객정보관리인을 겸직하며 보안과 기술을 동시에 챙긴다.

동시에 신한지주에서 AX·디지털부문을 이끌고 있는 최혁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지주 AI전략을 카드 실무에 즉각 이식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주 차원의 전사 혁신 기조에 걸맞게 카드사 차원에서도 AX와 DX를 위한 인사를 수행한 것”이라면서 “미래 혁신을 위한 준비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삼성카드는 2024년부터 황성원 디지털혁신실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하며 혁신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조직개편에서는 디지털혁신실 산하 조직이었던 모니모 관련 부서를 본부급으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카드업계가 이처럼 테크 임원을 전면에 배치하는 이유는 지급결제 시장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댔다. 실제 각 카드사 테크 부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에이전틱 AI 기반의 서비스 고도화 등을 올해 경영 전략 핵심 키워드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카드사들은 내실 경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이번 인사에서 임원급 인사를 최소화했다. 불확실한 카드업황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영업기반을 확장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7월 각자대표에 취임한 조창현 공동대표가 부사장으로 5개월만에 승진했다. 롯데카드는 해킹 사태에 이후 조속한 대응을 위해 지난달 정기 인사를 완료했다. 디지털 부문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 코인 등 지급결제 시장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 비중 확대 여부가 새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카드업계, 테크 담당 임원 전면 배치…“혁신만이 살 길”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