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 가까이 수학계의 난제로 남아 있던 '소파 움직이기 문제'를 한국인 연구자가 해결해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은 최근 발표한 '2025년 10대 수학 혁신' 가운데 하나로 백진언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박사의 연구를 선정했다.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폭이 1인 직각 복도를 통과할 수 있는 도형 가운데 최대 면적은 얼마인가를 묻는 질문이다. 1966년 캐나다 수학자 레오 모저가 제시했으며 복잡한 전문 지식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 난제로 널리 알려지며 미국 수학 교과서에도 실렸다. 수학자들은 다양한 도형을 시도한 끝에 유선 전화기 모양과 유사한 형태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을 경험적으로 확인했지만 이를 이론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했다.
1968년 영국의 존 해머슬리가 넓이 약 2.2074의 소파를 제시했고, 1992년에는 미국 럿거스대의 조셉 거버 교수가 벽에 닿는 순서를 고려해 18개 곡선으로 구성된 넓이 2.2195의 '거버의 소파'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이 최적이라는 증명은 남겨진 과제였다.
백 박사는 7년간의 도전 끝에 2024년 말 총 119장에 달하는 논문을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하며 거버의 소파보다 더 넓은 도형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입증했다. 기존 연구가 컴퓨터 계산을 통해 상한선을 좁히는 데 집중했다면 그는 엄밀한 수학적 추론으로 문제를 완결했다.
백 박사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전문요원으로 병역을 이수하던 중 이 문제를 접한 그는 이후 미국 미시간대 박사과정에서 연구를 이어가며 마침내 해답에 도달했다. 이번 성과는 한국 수학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