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 책임준비금 및 보험부채에 외부검증 절차가 강화될 전망이다. 보험계리업계가 매년 필수로 받아야 하는 외부검증 시간 상향을 추진하면서 중소형 보험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계리사회는 '책임준비금 외부검증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하고 현재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달 중 확정돼 올해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책임준비금 외부검증은 보험사가 독립된 외부 기관으로부터 책임준비금 및 보험부채를 객관적으로 검증받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검증 매뉴얼을 전면 개편하고 표준검증시간을 도입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에 자산 기준 4개군으로 나눴던 보험사 분류를 3개군으로 축소하고, 매년 받아야 하는 외부검증 시간을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매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최소 검증시간이 기존 표준검증시간의 80% 수준에서 90% 수준까지 확대된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보험사를 자산 규모별로 가군(20조원 이상), 나군(5조~20조원 미만), 다군(1조~5조원 미만), 라군(1조원 미만) 등으로 구분하고 있음. 앞으로는 라군이 사라지고 가군(20조원 이상), 나군(5조~20조원 미만), 다군(5조원 미만) 총 3개군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새 분류와 함께 검증 시간이 상향된다. 최초 검증시 최소검증시간은 대형 보험사(가군)의 경우 기존 3600시간에서 4140시간까지 확대된다. △나군은 3200→3600시간 △다군도 2400→2700시간으로 매년 받아야 하는 외부검증 시간이 늘어난다. 기존에 라군(2200시간)으로 분류됐던 소형보험사들은 다군으로 편입돼 앞으로 매년 500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이후 계속 검증시 최소검증시간은 △가군 2800→3060시간 △나군 2200→2520시간 △다군 1600→1800시간까지 확대됐다. 마찬가지로 라군(1200시간)에 해당됐던 소형보험사는 매년 투자해야 하는 외부검증 시간이 600시간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책임준비금 외부검증에 투입되는 실제 시간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보험계리업계에선 실제 보험사 검증에 투입되는 시간이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시간보다 크다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 제도 도입 초기엔 대형 보험사보다 보유한 계약이 적은 중소형 보험사 검증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소형사일수록 구축된 인프라와 인력이 적어 업무가 대거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채 평가에 적정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이 추진되는 모습이다. 다만 외부검증 시간 상향으로 중소형 보험사 비용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급 인력인 보험계리사를 매년 1000시간 이상 투입해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수억원 비용 지출은 우스울 정도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당초 외부검증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도 계리업계 수익에만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며 “적자인 중소형 보험사도 있는 만큼 매년 지출되는 검증비용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