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미·EU, 플랫폼을 '전략 자산'으로…규제 속도 조절

[이슈플러스] 미·EU, 플랫폼을 '전략 자산'으로…규제 속도 조절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붐이 일면서 플랫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AI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플랫폼을 규제한 유럽연합(EU)과 중국은 서비스 산업 매출이 감소하고, 벤처 기업 투자가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13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 유럽연합(EU) 등 해외 주요국은 지난해부터 플랫폼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육성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AI와 함께 플랫폼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AI 리더십 장벽 제거' 행정명령(EO 14179)을 시작으로 △AI 인프라 투자 △이념 편향 제거 △수출 촉진을 위한 3대 후속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에는 혁신 촉진, 인프라 구축, 국제 외교·안보 주도를 주축으로 한 'AI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AI 혁신을 저해하는 기존 행정명령을 폐기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함께 환경 규제를 완화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신속히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AI 풀스택' 수출로 동맹국 기술 의존도를 높이는 대신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

EU는 당초 EU 인공지능법(AI Act) 중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전면 규제를 오는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최소 1년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옴니버스(Digital Omnibus)' 패키지를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규제 준수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규제 유예 이유로 들었다.

EU는 플랫폼을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제정한 바 있다. 이 법안으로 인해 서비스 산업, 소매업 등이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협회에 따르면 카멜로 센나모(Carmelo Cennamo)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교수는 DMA 시행 이후 EU 전체 서비스 산업 매출이 1140억유로(약 195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마케팅 및 온라인 판매 고객 확보 효율성 저하로 서비스 부문 종사자 1인당 매출이 연간 최대 1122유로(약 192만원)까지 감소할 수 있으며, 산업별로는 소매업에서 최대 590억유로(약 101조원), 숙박업에서 최대 140억유로(약 24조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 또한 플랫폼 규제 이후 벤처 생태계가 위축된 경험이 있다. 인기협이 케롱(Ke Rong) 칭화대 교수 등이 연구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2월 중국이 발표한 '플랫폼 경제 분야 반독점 지침'으로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 이 지침은 플랫폼 기업의 자사 우대, 강제 입점 배제, 알고리즘 기반 지배력 남용 등을 규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침 시행 이후 중국 6대 플랫폼 기업의 벤처캐피탈(CVC) 투자가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반독점 지침 시행 전 1년간 월 평균 20.8% 증가하던 플랫폼 기업의 CVC 투자는 시행 이후 1.1% 감소로 전환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