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대표 전화성)는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통합 로봇 제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윔(대표 전우진)'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에이아이엔젤-씨엔티테크 개인투자조합 3호'와 '씨엔티테크 제22호 투자조합'을 통해 이뤄졌으며,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윔은 지능형 로봇 제어기 'W-RC'와 AI 로봇 제어 통합 소프트웨어 패키지 'WIM PACK'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윔은 로봇 산업에서 오랫동안 고착돼 온 하드웨어 분리와 소프트웨어 파편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통합 제어 플랫폼을 지향한다.
기존 로봇 시스템은 하드웨어적으로 AI 연산을 담당하는 고성능 컴퓨팅 장치와 모터 및 관절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제어기가 물리적으로 분리된 구조로 설계돼 왔다. AI 처리를 위해 GPU 기반 PC나 모듈을 별도로 사용하고, 로봇 제어를 위해 PLC나 전용 MCU 보드를 함께 구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구조는 장치 간 통신 지연(latency)과 동기화 문제를 유발하며, 미세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 로봇 제어 환경에서는 근본적인 한계로 작용해 왔다. 장치 수가 늘어날수록 배선과 시스템 구성이 복잡해지고, 크기와 전력 소모가 증가해 모바일 로봇이나 소형 로봇 구현에도 제약이 따랐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문제는 반복돼 왔다. 로봇의 종류나 적용 분야, 사용되는 반도체 칩셋에 따라 운용체계, 드라이버, 제어 프레임워크가 제각각 달라 제어 스택이 심각하게 파편화돼 있었다. 그 결과 한 로봇을 위해 개발한 제어 알고리즘이나 시스템 구조를 다른 로봇에 적용하려면, 커널 설정부터 드라이버와 실시간 스택을 다시 구성해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됐다.
ROS2와 같은 미들웨어가 존재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실시간성 보장을 위해 RTOS 설정이나 EtherCAT 통합을 숙련된 엔지니어가 수동으로 수행해야 했고, 이는 로봇 제조사와 개발자가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개발보다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윔의 기술적 핵심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드웨어의 물리적 통합과 소프트웨어의 논리적 통합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점에 있다.
윔은 NVIDIA Jetson과 같은 단일 SoC(System on Chip) 상에서 GPU 기반 AI 연산과 CPU 기반 실시간 로봇 제어를 함께 구동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AI 연산과 제어 루프 간 물리적 지연을 최소화하고, 기존 분리형 구조에서 발생하던 통신 병목과 동기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였다. 이는 과거 서로 다른 기능의 디바이스였던 MP3, 카메라, 전화기를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통합한 변화와 유사한 흐름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WIM PACK'을 통해 하드웨어와 로봇 애플리케이션 사이에 강력한 플랫폼 추상화 계층(Abstraction Layer)을 제공한다. 개발자는 하위 반도체가 Jetson인지, 향후 Qualcomm이나 삼성 등 다른 SoC인지에 관계없이, 윔이 제공하는 표준화된 제어 환경과 API 위에서 로봇 작동과 기능 설계에 집중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가 다양한 제조사와 칩셋 위에서 동일한 앱 실행 환경을 제공하며 생태계를 확장해 온 방식과 닮아 있다. 윔은 로봇 산업에서도 하드웨어 종속성을 낮추고, 로봇 개발의 표준 실행 환경을 제공하는 'AI 로보틱스 분야의 안드로이드'를 지향하고 있다.
윔의 솔루션은 단순히 성능이 뛰어난 제어기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제어 시스템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로봇 개발의 표준 공정(Standard Workflow)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씨엔티테크 관계자는 “윔은 실시간 제어와 AI 연산이 분리돼 있던 로봇 시스템의 구조적 비효율을 플랫폼 관점에서 해결하고 있다”며 “윔의 기술이 확산될수록 로봇 제조사 개발 비용과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고, 이는 피지컬 AI 시대 로봇 산업 전반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윔은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다양한 PoC를 진행하며 기술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씨엔티테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윔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AI 로봇 제어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스케일업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