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뜨자 '美 항공사' 웃는다… “살 빠진 고객에 연료비 최대 8500억 절감”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올해 최대 5억8000만달러(약 8500억원)에 달하는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엘에이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항공·운송 산업 분석팀은 최근 투자자 대상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무게를 줄이기 위해 극단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이어왔다. 기내식 샐러드에서 올리브 하나를 빼거나, 기내 잡지를 없애고 초슬림 좌석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희생하는 방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등 체중 감량 의약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서비스나 품질을 훼손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항공기 중량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을 포함한 미국 상위 4대 항공사는 올해 총 386억달러(약 51조원)를 항공유 구매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객 체중 감소 효과만으로도 이 중 최대 5억8천만달러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라 카야오글루 제프리스 항공산업 애널리스트는 “해당 약물이 알약 형태로도 출시되고 비만율이 하락하면서 향후 체중 감소 효과는 더욱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델타항공기. 사진=연합뉴스
델타항공기. 사진=연합뉴스

보고서는 승객 평균 체중이 10% 감소할 경우 항공기 연료 사용량은 최대 1.5% 줄어들고, 항공사 주당순이익(EPS)은 약 4%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3년간 성인 비만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 중이라고 응답한 성인 수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항공사들은 국제 항공 당국이 정한 표준 평균 체중 기준을 적용해 승객 무게를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연료 사용량을 산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절감 추정치에는 기내 간식 판매 감소 가능성에 따른 손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분석진은 덧붙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