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전남 행정통합, 지방시대 '홀로서기'를 위한 골든타임

윤제정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장.
윤제정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장.

대한민국은 지금 인구 소멸과 저성장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 서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AI)이 산업과 행정을 빠르게 재편하는 시대적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방은 더 이상 중앙정부의 단순한 시혜적 지원만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지방 스스로가 생존 전략을 넘어 미래 성장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 지속가능한발전 모델을 창출해야 할 '골든타임'을 맞이하고 있다.

바로 이 시점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단순히 두 지자체의 행정구역을 합치는 물리적 결합을 넘어 시도민의 삶을 바꾸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초광역 특별시로의 대전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번 통합을 통해 시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성장'을 다음과 같이 다섯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빛가람 혁신도시와 광주 첨단지구를 하나의 'AI-에너지 벨트'로 연결함으로써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도 글로벌기업과 고연봉 일자리로 지역에 뿌리 내리게될 '초광역 경제권' 형성을 통한 일자리 혁명이다. 즉, 광주의 AI, 모빌리티,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역량과 전남의 풍부한 에너지, 농수산, 천혜의 관광자원이 결합해 강력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둘째, 광주 도시철도와 전남의 광역철도가 연계되고 버스 환승체계 통합으로 나주에서 광주 도심까지, 담양이나 화순에서 상무지구까지 3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한 '30분 생활권'이다. 다시 말해 행정구역의 경계로 막혀 단절되었던 교통 인프라가 하나로 연결돼 광역 생활권의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셋째, 광주의 상급종합병원 의료 서비스가 전남지역과 효율적으로 연계되는 스마트 의료 체계가 구축되고 광주의 교육 인프라와 전남의 생태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통합교육 모델로 자녀 교육을 위해 지역을 떠나는 일이 크게 줄어드는 복지·교육 인프라의 상향 평준화가 가능해진다. 어디에 살든 균등한 수준의 공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상향 평준화가 실현될 것이다.

넷째, 광주의 더 현대 등 대형 쇼핑센터, 광주비엔날레와 전남의 섬·해양 관광자원이 치유의 패키지로, 단순히 방문하는 지역이 아닌 '머무는 지역'으로 변화할 것이다. 국내·외 관광객이 며칠씩 머물며 소비하는 관광 구조로 바뀌어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직결된다. 이는 지엽적인 축제와 관광 마케팅에서 벗어나 세계와 경쟁하는 '남도 관광 메가 브랜드'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섯째, 중복된 행정 기능과 공공기관을 효율적으로 통합해 절감되는 예산은 통합돌봄 및 아동수당 확대, 노인 일자리 확충, 지역 소멸 대응 기금 등 시도민의 직접적인 복지로 재투자돼 행정 효율화가 시도민 혜택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

광주와 전남은 오랜 역사와 문화, 경제적 뿌리를 공유해 온 하나의 공동체다. 이번 행정통합은 그동안 나누어져 있던 힘을 하나로 모아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이 자립하는 '홀로서기'의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320만 시도민의 지혜를 모은다면, 앞으로 100년 동안 다시 오기 어려울 기회를 지역 발전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만들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통합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확신과, 이를 향해 나아가려는 시도민의 단합된 의지이다.

윤제정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장 jjyoung4@gcea.or.kr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