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 수수료 인상분보다 이익 증가분 적어
모바일·OTT 중심 이동에 올해 전망도 ‘흐림’
업계 “과감한 규제 완화 절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취급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 전반의 체감 경기는 냉랭하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인 데다 경기침체와 TV시청 행태 변화, 각종 규제 등이 겹치면서 올해 극적인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25년 단독 데이터홈쇼핑 5개 사업자(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티알엔)의 합산 취급고는 4조4897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4조3176억원과 비교해 약 4% 증가하면서 T커머스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7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T커머스 시장의 외형 확장은 뚜렷하다. 2018년 1조9369억 원이었던 취급고는 2021년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4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 혹은 '속 빈 강정'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특수가 있었던 2021년 이후 T커머스 성장세는 사실상 멈췄고, 수년간 비슷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기록도 시장 자체의 확장보다는 고가 상품 중심 편성 전략과 비용 효율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T커머스 업계 영업이익은 취급고가 3조6879억 원에 불과했던 2020년(약 851억원) 정점을 찍었다. 당시와 비교해 취급고가 8000억원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20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꼽는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주범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송출수수료다.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채널 송출수수료가 매년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을 많이 팔아 매출을 늘려도 이윤의 상당 부분을 수수료로 지출해야 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송출료 인상분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증가분이 적다”면서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아직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미디어 환경의 급변이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 TV 시청 인구가 모바일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급격히 이탈하면서 본업인 방송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 등 이커머스 공룡들이 시장을 잠식하며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더 이상 줄일 비용이 없을 정도로 긴축 경영을 한 상황에서 비용 부담과 업황 침체가 지속된다면 성장 동력이 완전히 멈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과감한 규제 완화만이 살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T커머스는 TV홈쇼핑과 달리 녹화 방송만 가능하고,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 영역으로 채워야 하는 규제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T커머스 사업자 대부분은 작년 수준 실적을 겨우 유지하는 데 그칠 것”이라면서 “비용 절감 등에 따른 억지 성장이 아닌 실질적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