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급증에 증권사 호실적…한투 독주 속 키움·미래 2위 경쟁

2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을 이겨내고 2%대 오르며 전 거래일보다 135.26.포인트 오른 5084.85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오천피' 돌파를 자축하며 환호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을 이겨내고 2%대 오르며 전 거래일보다 135.26.포인트 오른 5084.85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오천피' 돌파를 자축하며 환호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을 타고 일제히 호실적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거래대금 확대와 신용공여 증가가 맞물리며 주요 증권사들이 나란히 '영업이익 1·2조 클럽'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규모뿐 아니라 거래대금 증가의 지속성이 향후 실적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6.8% 급증한 2조3606억원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88.0% 늘어난 1조9658억원으로 전망돼,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잠정 실적 발표는 설 명절 전후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라며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도 있었지만, 기업금융(IB)과 자기자본투자(PI)를 활용한 운용 부문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사업 부문에서 고르게 최상위 실적을 거둔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이 1위를 굳힌 가운데, 2·3위 경쟁은 수익 구조 차이로 갈리는 모습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키움증권이 앞설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7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거래대금 확대와 신용공여 잔고 증가가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증시 회전율 상승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았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순이익 기준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2600억원대로 예상돼 키움증권을 웃돈다.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서 발생했던 평가손실 부담이 완화되고, 글로벌 운용자산 전반에서 평가이익이 회복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 모두 아직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최종 수치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1조 클럽에 합류했다. 다만 이들 증권사는 고위험 레버리지 확대보다는 자산관리(WM)와 채권·파생상품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중심으로 실적을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연초부터 거래대금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월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62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9.1% 증가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거래대금이 전월 대비 116.5% 급증하며 전체 거래대금 증가를 주도했고, 코스닥도 52.0% 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증시 활황이 지속될 경우 위탁매매 수수료와 신용공여 이자 수익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책 환경 역시 증권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을 감안하면 증권업 업황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인하 여부와 무관하게 증권사 실적의 핵심 변수는 거래대금 흐름”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