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불임 환자 29%↑…“조기 가임력 검사·지원 시급”

그래픽=제미나이.
그래픽=제미나이.

최근 5년 새 국내 불임 환자가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임신 연령 상승과 늦어지는 출산 시기에 따른 여파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불임 진료 환자는 2020년 22만6350명에서 2024년 29만2148명으로 5년간 2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련 진료비도 1831억원에서 3033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 기준 연령별 환자 분포는 30대가 20만9982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6만2189명, 20대 2만2179명 순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18만5231명, 남성이 10만6917명으로 집계됐다.

불임은 남녀 모두에서 환경·유전·질병 등 복합 요인으로 발생했다. 전체 10~15%는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배란장애, 자궁 및 난관 이상, 자궁내막증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남성도 정자 이상(수·운동성·형태), 정계정맥류, 정자 이동 통로 폐쇄, 무정자증 등 다양한 요인이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불임 증가세의 배경으로 초혼 연령 상승과 출산 시기 지연이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임신 계획 유무와 무관하게 선제적인 가임력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가임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언제라도 임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나중에 검사 결과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임신 계획이 없더라도 젊은 연령대부터 검사를 받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향후 계획에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검사 과정에서 본인이 알지 못했던 가임력 저하나 생식기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방치하기보다 조기에 치료하면 가임력 보존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20~49세 가임기 남녀를 대상으로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생애 주기별 최대 3회까지 난소 기능 검사 등 주요 가임력 검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난자 동결 시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난자 동결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30대 중반 이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난자 동결은 신체·시간·경제적 부담이 큰 시술이다. 저출생 극복이 절실한 만큼 경제적 부분이라도 국가에서 지원하면 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