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비상장 기업에서 과거 공시 누락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증권신고서 미제출 등 발행공시 위반은 98건으로 전년보다 약 2.8배 급증했으며, 대부분이 상장을 추진하는 비상장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2025년 공시 위반 조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 위반으로 총 88개사에 대해 143건의 제재가 내려졌다. 이는 전년보다 13건 증가한 수치다. 공시 위반 조치 가운데 과징금·증권발행 제한 등 중징계는 79건으로 전체의 55.2%를 차지했다. 과징금 부과만 50건에 달했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발행공시 위반'이 가장 많았다. 증권신고서나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가 98건으로 전체의 약 70%에 달했다. 특히 이 가운데 84건이 비상장 기업에서 발생해 IPO 준비 기업의 공시 리스크가 집중적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최근 증시 상승 분위기 속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비상장사가 늘면서 과거 공시 누락 사례가 실사 과정에서 대거 적발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IPO 준비 단계에서 주관사가 과거 주식 발행 내역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미제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위반 사례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50명 이상(10억원 이상)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권유하면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다. 자본시장법상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을 모집할 경우 일정 금액 이상이면 반드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사적 투자로 오인해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또 과거 모집 실적이 있는 기업이 이후 정기보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사업보고서를 누락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 경우 IPO 실사 단계에서 위반 사실이 발견되면서 상장 일정이 지연되거나 과징금 부과와 증권 발행 제한됐다.

회사 유형별로 보면 공시 위반 기업 가운데 비상장사는 57곳으로 전체의 64.8%를 차지했다. 공시 경험과 전담 인력이 부족한 기업이 많아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위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상장사의 공시 위반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장사 위반 건수는 35건으로 전년보다 84% 증가했다. 대부분 코스닥 기업에서 발생했으며, 증권신고서 위반보다는 정기보고서와 소액공모 공시, 주요사항 공시 위반이 고르게 나타났다.
금감원은 IPO 추진 기업들이 공시 위반으로 상장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본시장법상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할 때 △50인 이상에게 권유하거나 △모집 요건에 해당할 경우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10억원 이상이면 증권신고서, 미만이면 소액공모 공시서류 제출 의무가 발생한다.

금감원은 공시 경험 부족으로 반복 위반이 발생하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예방 중심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공시 위반 유형에 대한 안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방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원이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공시 교육'도 추진한다.
다만 투자자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감독 강도를 높인다. 금감원은 올해를 증시 불공정거래 근절 원년으로 삼고, 대규모 자금 모집 과정에서의 증권신고서 허위 기재나 제출 의무 위반 등 중대 공시 위반 사건을 중심으로 심사와 조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