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시베리아의 대표 관광지인 바이칼 호수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차량이 얼음이 갈라지며 침몰해 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 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이르쿠츠크주 올혼 지역 인근 호수 위를 달리던 미니버스가 얼음 구멍에 빠져 탑승자 대부분이 숨졌다. 차량에는 현지 가이드와 중국인 관광객 등 9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명만 탈출해 구조됐다.
사고 지점은 너비 약 3m의 균열 구간으로 수심은 약 18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가이드와 미성년자를 포함한 8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신원 확인을 마쳤다. 사망자 중에는 중국인 부부와 14세 자녀 등 가족 단위 관광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맡은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사고 차량 운영 주체가 정식 허가를 받은 여행사가 아닌 것으로 보고 안전 기준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운전자가 통행이 금지된 구간에서 얼음 균열을 발견하고도 우회하지 않고 통과하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차량은 균열 구간 진입 후 불과 수분 만에 침몰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외신 로이터는 잠수부들이 수중 카메라로 차량 위치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겨울철 호수 일부 구간만 차량 운행을 허용하며, 나머지 지역은 안전 문제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사고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국 측에 애도를 표하고 철저한 조사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 간 무비자 관광 확대 이후 러시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겨울철 바이칼호 투어 수요도 늘어난 상태다. 그러나 기온 변화와 바람 등의 영향으로 얼음 두께가 급격히 변할 수 있어 안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바이칼호 관광 시 반드시 구조 당국과 지방정부가 승인한 경로만 이용해야 한다”며 무허가 투어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