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부모 세대가 직접 '예비 사돈'을 물색하는 온라인 중매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춘제(중국 설) 기간 결혼할 나이의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며느리·사위 찾기'나 '사돈 매칭'을 표방한 온라인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었다.
이는 젊은 층이 중매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자녀 혼사에 적극적이고 경제적 여력이 있는 부모 세대를 핵심 고객으로 겨냥한 업계 전략과 맞물린 현상으로 풀이된다.
과거 중국의 전통적인 중매 문화는 주말마다 공원 등에서 이뤄졌다. 부모들이 미혼 자녀의 신상 정보를 손글씨로 적어 게시한 뒤 상대를 찾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풍경이 모바일과 웹 기반 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겼다.
가입자는 '며느리 찾기' 또는 '사위 찾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활동을 시작한다. 자녀 소개란에는 성향이나 취미 같은 감성적 요소보다 연령, 학벌, 직업, 수입이 전면에 배치된다. 여기에 주택·차량 보유 여부, 결혼 경력 등 조건이 추가되고, 학창 시절 수상 이력이나 띠 궁합 같은 세부 정보까지 요구되기도 한다.
소통은 자녀가 아닌 부모끼리 진행된다. 다만 신규 회원의 무료 메시지 횟수는 제한돼 있어 마음에 드는 상대 부모와 연락처를 교환하려면 유료 가입이 필요하다. 실명 인증 이용자 간에만 연락이 가능하며, 인증 절차에는 88위안(약 1만8000원)의 비용이 든다.

요금제는 399위안(약 8만원)부터 2999위안(약 64만원)까지 다양하다. 분기 단위 결제는 물론,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상품이나 가족 단위 프리미엄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프리미엄 성실 회원'으로 분류되면 메인 화면 상단 배치와 추천 순위 우선 노출 등 이른바 '슈퍼 노출' 혜택이 주어진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코치'가 운영하는 비공개 단체 대화방에 부모들을 초대해 불안을 자극하고, 자녀에게는 활동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권유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녀가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3단계 전략' 같은 299위안(약 6만3000원) 상당의 온라인 강의 상품도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마치 조건표가 붙은 상품처럼 평가받는 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 그러나 모두가 부정적인 시각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한 중국 남성은 “젊은 세대가 직접 맞선을 보면 경제적 상황을 바로 묻기 곤란할 수 있다”며 “부모가 사전에 이런 부분을 확인해 두면 첫 만남이 오히려 편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