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서 격추된 美 전투기… 보상금 때문? 국적 확인한 주민, 조종사 적극 도와

'블러드 칫'으로 보상 가능성

2일(현지시간) 미국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쿠웨이트 방공망 오인 사격으로 격추되는 모습. 사진=UGC AF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쿠웨이트 방공망 오인 사격으로 격추되는 모습. 사진=UGC AFP 연합뉴스

쿠웨이트의 오인 사격으로 미군 전투기가 격추된 가운데,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조종사가 현지 주민의 도움을 받는 모습이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전투사령부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쿠웨이트 상공에서 미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3대가 쿠웨이트 방공망에 의한 오인 사격으로 격추됐으며, 사고기 탑승자 6명 전원이 탈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쿠웨이트 방공망 오인 사격으로 격추되자 조종사가 비상 탈출하고 있다. 사진=UGC AFP 연합뉴스
미국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쿠웨이트 방공망 오인 사격으로 격추되자 조종사가 비상 탈출하고 있다. 사진=UGC AFP 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공개된 영상에는 F-15E 전투기가 꼬리 부분에 불이 붙어 나선형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이와 함께 사고기에서 탈출한 조종사들이 쿠웨이트 주민들과 마주치는 모습이 확산했다.

한 영상에서는 남성 조종사를 이란인으로 오해한 쿠웨이트 주민이 파이프를 휘두르며 다가서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 조종사가 “물러서 달라, 멈춰라, 난 미국인이다!”라고 외치자 주민은 한 발짝 물러서며 파이프를 내려놓고 그를 도왔다.

다른 영상에는 여성 조종사가 낙하산을 타고 땅에 내려오자, 한 주민이 “괜찮냐. 도움이 필요한가?”라고 물었고, 여성 조종사는 “괜찮다. 안전하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또 다른 영상을 통해 세 번째 조종사가 쿠웨이트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차에 탑승해 미군 기지로 이송되는 모습도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쿠웨이트 방공망 오인 사격으로 격추됐다. 비상 탈출한 조종사들이 착륙한 지점으로 몰려든 쿠웨이트 현지 주민. 사진=엑스 캡처
2일(현지시간) 미국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쿠웨이트 방공망 오인 사격으로 격추됐다. 비상 탈출한 조종사들이 착륙한 지점으로 몰려든 쿠웨이트 현지 주민. 사진=엑스 캡처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쿠웨이트를 해방해준 이후로 쿠웨이트는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 됐다.

다만 영상에서 쿠웨이트 주민들이 미국 조종사를 도운 이유가 단순 우호적인 관계에만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뉴욕 포스트는 전했다. 당시 미군 조종사들이 '블러드 칫'(Blood Chit)을 소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용 여부는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았다.

블러드 칫은 조난당한 군인을 도와달라는 문구가 다국적 언어로 적혀 있는 이른바 생명 청구서다. 지난 1842년 영국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 사용했으며, 미국은 1941년 중국 작전에 참여하는 자국 군인들에게 이 증서를 도입했다.

미군 블러드칫에는 “난 미국인이며, 당신의 언어를 할 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을 해치지 않는다. 음식과 숙소, 물, 그리고 필요한 의료 지원을 제공해주기 바란다. 가까운 아군 부대로 이동시켜 달라. 이 증서를 미국에 제공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중에도 블러드 칫을 사용했다. 한국 전쟁(6·25) 중에도 민간인이 미군을 도와 총 42건의 블러드칫 보상금이 지급된 바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