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는 가운데 냉난방공조(HVAC)와 냉각수분배장치(CDU)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금융권·항공사·지방자치단체의 중·대형 AI 데이터센터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추진하는 기업이 단순 서버 증설을 넘어 냉각 인프라 전반을 'AI 데이터센터' 수준으로 고도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냉난방공조(HVAC)와 냉각수분배장치(CDU) 수요는 올해를 기점으로 폭증 국면에 진입했다. 삼성전자·LG전자가 상업용 냉난방공조 시장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 경쟁에 돌입할 태세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지난 해 2992억8000만 달러(약 430조원)에서 2030년 4077억7000만 달러(약 585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뿐만 아니라 고성능 GPU 냉각에 특화된 CDU 수요까지 가세하면 실제 시장 규모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슈플러스] GPU 발열 잡아라…삼성·LG 통합솔루션 승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3/11/news-g.v1.20260311.b613b4dd77044f68819f37f33a7cfa36_P1.jpg)
◇ GPU 발열이 만든 새 시장...CDU, 필수 기술로 급부상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와 근본적으로 다른 냉각 요건을 필요로한다. 대규모 AI 연산을 처리하는 GPU는 기존 CPU보다 훨씬 높은 열을 발생시켜 공기냉각 방식만으로는 안정적 가동이 어렵다. 이를 해결하는 기술이 CDU다.
CDU는 냉각수를 GPU에 직접 공급해 열을 흡수한 뒤 외부로 방출하는 방식으로, 냉각수를 분배, 순환, 조절하는 핵심 장치다.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CDU 의존도도 커진다. 엔비디아 H100·B200·GB200 등 최신 AI 가속기 열설계전력(TDP)이 700W를 넘어 2700W까지 다다르며 CDU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HVAC은 난방(Heating)·환기(Ventilation)·냉방(Air Conditioning)을 통합한 종합 공조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개별 기업이 각 분야를 따로 영위했으나,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칠러·에어핸들링유닛(AHU)·CDU를 단일 패키지로 통합 제안하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사 입장에서는 냉각 시스템 전체를 단일 공급자에게 맡길 수 있어 설계·시공·유지보수 효율이 높아진다. 전통적 공조 설비와 CDU를 통합 설계하는 역량이 시장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이유다.


◇풀스펙 경쟁…삼성전자, 플랙트그룹 인수·LG전자 창원 HVAC 연구센터 곧 착공
국내 기업 중 HVAC·CDU 풀스펙을 보유한 대표 주자는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다.
삼성전자는 HVAC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공식화하고 공격적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해 독일 공조기 전문기업 플랙트그룹(FlaktGroup)을 인수하며 데이터센터·산업시설 등 대형 공조 시스템 역량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플랙트그룹은 공기조화기(AHU) 분야에서 유럽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한 기업이다. 양사는 지난 해 연말을 기점으로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수 있는 칠러·CDU 기술도 확보하며 풀라인업 구축을 완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플랙트그룹 인수가 마무리되며 칠러·CDU 기술 내재화를 사실상 완료했다”며 “양 사 칠러 기술과 냉각 솔루션을 결합하면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통합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 올해부터 본격적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에어컨·B2B HVAC 사업으로 축적한 칠러·CDU·공조 기술 역량을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달 내 창원 HVAC 연구센터 착공에 나서며 글로벌 최고 수준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센터는 CDU 성능 검증 인프라를 갖추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 실증 환경을 구현해 고객사에 최적화된 냉각 솔루션을 제시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전북 완주군에 건립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에 토털 냉각솔루션 공급을 사실상 확정짓는 등 이미 수주 실록을 쌓아가고 있다.
캐리어 국내 영업권을 보유한 오텍캐리어는 일단 국내 데이터센터 수주 경쟁에 집중한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하는 해외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보일러 기업이 CDU 기술 확보에 뛰어들며 시장 진입자도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쟁은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도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버티브·슈나이더일렉트릭 등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문 기업도 CDU 라인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나소닉은 이달 유럽에서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사업을 출범했다. 이달 초 유럽 시장에서 AI 기반 데이터센터용 CDU 2종(400kW·800kW)과 프리쿨링 칠러 2종(800kW·1200kW)의 주문 접수를 시작했고 1200kW 이상 CDU도 개발 중이다.
이들은 이미 북미·유럽 대형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서 다수의 레퍼런스를 확보한 만큼,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려면 기술력 차별화와 동시에 국내외 수주 조기 확보가 관건이다.
올해부터 착공하는 국내 금융권·항공업계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첫 번째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수주 규모와 레퍼런스 품질이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이 되는 만큼, 각사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슈플러스] GPU 발열 잡아라…삼성·LG 통합솔루션 승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3/11/article_11171747853956.jpg)
공조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단순 서버 증설이 아니라 냉각 인프라 전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작업으로 HVAC과 CDU를 통합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이 수주 핵심 변수”라며 “초기 레퍼런스 확보 여부가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조 원 규모로 커지는 AI 냉각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국내외 기업 간 기술·수주 경쟁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