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버섯이 금연 돕는다?... “니코틴 패치보다 6배 효과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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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버섯의 활성 성분인 실로시빈이 니코틴 패치보다 금연 효과가 6배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NPR이 보도했다.

매튜 존슨 정신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은 흡연자를 대상으로 실로시빈의 금연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이날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했다.

환각버섯, 미치광이버섯 등에 함유된 환각제 성분인 실로시빈은 그간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 질환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 성분이 중독 치료에도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여한 흡연자 82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그룹에 니코틴 패치와 고용량 순수 실로시빈을 제공했다. 환각제는 위약 없이 섭취자 모두가 약물 복용 여부를 인지하고 있었다.

실로시빈은 고용량으로 단 한번 투약됐으며, 니코틴 패치는 8~10주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두 치료법 모두 13주간의 인지 상담 치료와 병행돼 진행됐다.

그 결과, 6개월 뒤 실로시빈을 복용한 그룹 중에는 총 17명이 금연에 성공했으며, 니코틴 패치 그룹에서는 단 4명만이 금연에 성공했다. 장기적으로 금연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실로시빈이 6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미국 흡연자의 절반이 금연을 시도했으며 성공률은 단 10%에 불과했다. 약물, 항우울제, 니코틴 대체 요법, 상담과 같은 기존 치료법은 일반적으로 6개월 후에 실패했던 반면, 실로시빈은 단 한 번의 고용량 투여로 장기적인 흡연 중독 치료에서 효과를 낸 것이다.

연구팀은 실로시빈이 금단 증상을 직접적으로 완화하거나 니코틴이 체내에서 작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아 인식을 변화시켜 행동 양상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존슨 교수는 “생물학적으로 환각제는 일시적으로 뇌의 소통 패턴을 변화시키고, 신경가소성, 즉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는 뇌의 능력을 촉진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뇌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와 소통한다”고 설명했다.

단 실로시빈은 강력한 환각제이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중독되지 않더라도 남용될 우려가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존슨 교수는 “참가자 중에는 일시적인 혈압 상승이나 심한 불안감을 경험한 사람도 있었다”고 부작용을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흡연으로 인해 약 48만 명이 사망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약 800만 명이 흡연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존슨 교수는 “참가자들은 '어떤 방법을 다 써도 안 된다'고 말해왔다. 결과가 예상보다 좋았다”며 향후 중독 치료 부문에서의 실로시빈 활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중독 정신과 전문의인 브라이언 바넷 박사는 “그간 환각제 연구는 우울증, 불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정신 건강 질환에 집중됐다. 이번 연구는 최첨단 연구”라며 “시중의 금연 치료와 달리 실로시빈은 니코틴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매우 다른 치료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