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업계, 미 301조 직격탄 맞아...솔루엠,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 통해 북미시장 공급체계 완성

솔루엠. 사진=솔루엠
솔루엠. 사진=솔루엠

미국 무역대표부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전격 발표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관세 장벽을 넘어 미국 내 제조 부흥을 위한 강력한 통상 압박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폭이 가팔라진 전자기기와 자동차 부품 등이 집중 타깃이 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파고 속에서 솔루엠의 선제적 현지화 전략이 위기 속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솔루엠이 구축한 북미 공급망 체계가 향후 강화될 원산지 규정과 관세 리스크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솔루엠은 2025년 가동을 시작한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을 통해 북미 시장 전용 공급 체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물류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누리는 구조다.

특히 301조 조사가 한국산 완제품의 직접 수출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강한 만큼, 멕시코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인 솔루엠은 타 국내 기업 대비 관세 영향권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아마존 홀푸드마켓을 비롯한 북미 대형 유통사들이 공급망의 안정성과 관세 리스크가 없는 파트너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통상 압박은 오히려 솔루엠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미 당국이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 여부를 정밀 타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의 역내 부가가치 비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솔루엠은 주력 제품인 전자식 선반 라벨(ESL)과 파워모듈의 핵심 공정을 현지화하며 이러한 원산지 규정 강화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솔루엠의 제품군은 범용 가전이나 반도체와 달리 리테일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고부가 가치 기기로 분류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을 겪고 있는 북미 유통업계에서 ESL은 비용 절감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어 수요 탄력성이 낮다. 즉, 추가 관세가 일부 발생하더라도 가격 전가력이 높고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이번 조사가 결국 미국 내 또는 인접국으로의 투자 유도를 목적으로 한다고 분석한다. 솔루엠이 추진 중인 멕시코 공장의 2단계 증설과 북미 전담 법인의 기능 강화는 이러한 미국의 통상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단기적으로는 공청회 결과와 관세율 확정까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겠지만, 현지 생산 기반이 전무하거나 미비한 경쟁사들이 통상 장벽에 가로막힐 때 솔루엠은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