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금융 상징 KB국민은행, 기업대출 비중 첫 50%

가계 규제 속 기업금융 중심 체질 전환
KB국민은행 CI. [사진=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 CI. [사진=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사상 처음으로 기업금융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2025년 9월 말 기준 50.0%로 집계됐다. 2021년 말 45.5%에서 4년 만에 4.5%포인트 상승하며 같은 기간 48.5%로 내려온 가계대출 비중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국민은행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기업대출 비중이 가계대출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가계금융 경쟁력이 가장 높은 은행으로 평가됐다.

기업금융 성장세도 빠르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025년 9월 말 기준 187조9050억원으로 2021년 말 144조5130억원 대비 약 43조원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20조350억원에서 38조714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기업대출 확대를 이끌었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과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RW) 하한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되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이 확대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성장 여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이에 따라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리밸런싱(재조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7.9%를 유지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확보했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는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로 꼽힌다. 2025년 9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34%로 가계대출 연체율(0.28%)보다 높다.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79.4%에 달하는 점도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1.74%로 다소 하락했지만, 저원가성 핵심예금 비중이 28.9%로 업계 평균(26.0%)보다 높아 금리 하락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적자를 기록해 온 해외 사업도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인다.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등 주요 해외 법인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해외 부문은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부채 규제가 장기화하면 국내 은행의 성장 축이 가계대출에서 기업금융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