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로 출퇴근, 빈집은 게스트하우스로”…청년이 바꾸는 산업단지

지방 노후 산업단지가 청년과 디자인을 매개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문화선도산단 청년디자인리빙랩' 결과모음집을 발간, 각 산단현장 근로자와 청년이 발굴한 38개 과제를 공개했다. 구미 산단에서는 14개, 완주 산단은 12개, 창원 산단에서는 12개 주요 과제가 발굴됐다.

완주산단은 1989년 조성된 노후 산업단지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핵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산업 거점으로 성장 중이다. 전북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로, 2024년 기준 약 9만5000명이 거주한다.

수소 셔틀버스 '완주루프'는 완주산단의 핵심 산업인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주민 생활 서비스로 전환하는 시도다.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과 긴 배차 간격으로 주거지·산단·문화거점이 가까이 있음에도 이동이 단절돼 있다는 현장 목소리에서 출발했다. 수소 순환 셔틀로 생활권 단위 이동 루트를 잇고, 테마형 노선과 확장현실(XR) 체험 등 콘텐츠를 결합해 이동 자체를 문화 경험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AI) 기반 탄력 배차 시스템을 도입해 수요 데이터를 축적하고, 완주산단을 수소·AI 모빌리티 실증 거점으로 활용하는 계획도 담겼다.

게스트하우스·라운지 복합시설 '인더-스테이'는 산단 방문객과 단기 근무자의 숙박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완주산단에는 현재 노후 모텔 5곳이 전부다. 빈집과 유휴 공장을 리모델링해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라운지를 조성하고, 1인·다인실·패밀리룸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한다.

수소 셔틀버스 '완주루프'
수소 셔틀버스 '완주루프'

디자인진흥원은 올해 도출된 과제 가운데 산단별로 2개를 2차년도 시범 과제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선정된 과제는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거점시설 설계에도 반영한다. 청년디자인리빙랩은 2030년까지 총 10개 문화선도산업단지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시설 개선 중심의 기존 산업단지 정책에서 벗어나, 산업단지에서 실제로 일하고 생활하는 청년과 노동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참여형 정책 실험”이라고 소개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