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전자신문은 매주 [무엇이든 리뷰]를 통해 먹고 마시고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소비재의 경험을 독자들과 나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한 인기 품목은 물론 새로운 음식·공간·서비스에 대한 체험기를 솔직담백하게 공유하고 개선방안도 제안해본다.

“모유수유와 분유의 차이점을 알려드릴까요?”
지난 19일 점심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중 카카오톡 알람이 울렸다. 처음에는 광고인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며칠 전 설치한 카카오의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말을 걸었던 것이다. 지난달 출산한 딸의 수유 방식에 대해 아내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는데, 이를 감지하고 인공지능(AI)이 이른바 '선톡'을 보냈다. “알려줘”라고 표기된 탭을 누르니 웹에서 최신 정보를 검색해 요약해줬다.
생경한 경험이었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주요 대화형 AI 서비스를 이용해 봤지만 먼저 말을 걸어주는 AI는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 요약된 정보가 아니라 최신 정보를 직접 검색하고 검증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출처도 확인할 수 있는데, 언론사의 기사나 육아용품 업체 글, 블로그 등 다양한 정보를 긁어왔다. 기자는 요즘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를 통해 치열하게 정보를 검증하는 편이다. 카나나는 이들 서비스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고품질 정보를 제공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지난 17일 카카오가 정식 출시한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다. 카카오톡 안에서 대화 맥락을 보고 약속을 제안하거나, 일정을 관리하고, 장소나 상품을 추천하는 등 일상 AI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으로 출시한 AI 메이트 '카나나'와 유사하지만 차이가 있다. 카카오톡 안에서 동작하며 스마트폰 내에 설치하는 온디바이스 AI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카나나의 성격을 설명하자면 친근하지만 수다스럽지 않고 차분하다. 매일 아침 '선톡 브리핑'으로 오늘과 내일 일정을 한눈에 조용하게 알려준다. 기자의 경우 업무상 식사나 미팅이 많은 편인데 이를 잊어버리지 않게 카나나가 알람으로 상기시킨다. “미팅 시간 30분 전에 알려줘”라고 하면 카나나가 이를 인지하고 정확한 시간에 알려준다. 카카오톡 내에서 알림을 받을 수 있어 익숙하고 인지하기도 좋았다. 카카오톡 앱 안에 꼼꼼한 비서가 같이 있는 느낌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예약하기, 카카오맵 등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기자는 최근 '육아템'에 관심이 많다. 카나나에게 “22일차 신생아를 위해서는 어떤 물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라고 물었더니 기저귀 가방, 베이비 헤어·바디케어 세트, 베이비 샤워키트 등을 이미지와 함께 제시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는 온디바이스 AI라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온다. 과도하게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나 보안 문제를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능이 제한적인 스마트폰 내에서도 동작할 수 있는 데에는 작지만 효율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린 '카나나 나노' 모델을 적용한 영향이 크다. 카카오는 알림 발송을 위한 최소 정보만 서버로 임시 전송한다.
물론 아직 정식 서비스 초기 단계라 사용성이 넓지는 않다.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대화형 AI 서비스가 동영상 생성과 에이전트 등 화려한 기능으로 업데이트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자에게 어떤 효용을 가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카카오톡 앱 내에 '챗GPT 포 카카오'가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카니발라이제이션'도 고민해야 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