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보험사에 '백내장 실손보험금' 민원 재검토하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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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락된 줄 알았던 백내장 실손보험금 미지급 사태가 반전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을 소집해 보험금 지급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하면서 보험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금융감독원은 생명·손해보험사 보상 담당 부서장 및 담당자들을 소집해 각사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민원과 분쟁이 접수된 건을 우선으로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을 재검토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백내장 실손보험금 사태는 지난 2020~2022년 기간 백내장 관련 보험금 청구가 폭증하면서 발생했다. 일부 병의원이 수술이 불필요한 환자에게도 백내장 수술을 실손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과잉치료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멀쩡한 눈을 백내장으로 둔갑해 보험금을 수령한다는 점에서 '생내장'이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다.

보험사들이 관련 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거나 지급을 거절하기 시작하면서 분쟁과 민원도 급증했다. 이후 2022년엔 백내장 수술이 일반적으로 입원치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입원치료와 통원치료는 보험금 한도 차이가 크기에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금 누수를 막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의사의 판단을 믿고 백내장 수술을 받았던 일반 소비자는 보험금 지급이 거절·축소되면서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기준 법원에 접수돼 있는 백내장 수술 입원비와 관련된 소송만 수백건에 달할 정도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각 보험사 담당자들을 소집하고 면담에서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금 민원과 분쟁을 다시 한번 들여다볼 것을 주문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보험금 지급 재검토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에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직접 백내장 실손 민원인을 만나, 판례 등 관련 내용을 충분히 살펴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무리된 것으로 여겨졌던 백내장 실손보험금 사태가 재점화하면서 보험사들은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과거 조단위 보험금 지출이 발생했던 만큼, 이전처럼 무분별한 보험금 지급은 어렵다는 우려다. 그간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 왔기에 지연 이자까지 고려시 보험금 지출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실제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는 2020년 7598억원에서 이듬해 1조1210억원까지 급증한 바 있다. 이후 대법원 판결이 있었던 2022년엔 8505억원, 2023년 상반기에는 606억원까지 급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달 중소형 보험사까지 모두 금융감독원과 관련 면담을 가졌다”며 “백내장 관련 대법 판결이 내려졌었고 이슈도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이었기에 보험사들 모두 당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상반기 기준 전체 금융민원(5만7359건)에서 보험(2만8137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48.9%에 달했다. 실손보험 판매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손해보험업권에서만 2만1452건 금융민원이 발생했다.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규모 - (자료=금융감독원)(단위=억원)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규모 - (자료=금융감독원)(단위=억원)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