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체질 개선과 발전 방향을 고심해온 금융당국이 1·2부 리그로 나누되 조건에 따라 이를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듯하다. 1부 프리미엄은 시가총액 상위 120~130개를 추려 성숙기업 중심으로, 2부 스탠다드는 성장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그림이라 한다.
우량 기업에서부터 상장폐지 직전의 모든 기업이 뭉뚱그려진 현 체제보다는 투자 선별이 용이해질 듯하다. 적어도 1부 종목을 택한다면, 극단적인 실적 부진이나 부실에 의한 투자 낭패는 입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같은 '리그제' 방안은 예전 코스닥시장 개설 때부터 오갔던 논란의 데자뷔를 일으킨다. 지금의 코스피가 1부 리그고, 2부 시장을 코스닥으로 꾸려 우수 벤처기업을 발굴·성장시켜 코스피로 올리겠다는 전략과 유사하다.
이후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로 적을 옮긴 기업들이 다수 나오긴 했다. 하지만 코스닥을 발판으로 성장성을 입증했다기보단 안정적인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하위종목군'이란 코스닥의 태생적 한계와 차별적 선긋기를 박차고 코스피로 탈출했다는 쪽이 훨씬 맞는 설명이다.
똑같은 반발이 지금 벤처·금융투자 업계로 퍼지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다. 가뜩이나 코스피 대비 저평가된 마당에, 그것을 다시 상·하위 종목군을 쪼개면 2부 리그 기업은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낙인'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1부 리그 기업 또한 리그 탈락에 대한 두려움을 일부 가질 수 있으나, 본래 기업 가치나 경쟁력 향상에 집중하기 보다는 2부에 비한 상대적 조건을 필요 이상 내세울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스닥 개편의 첫발은 누구나 인정하듯 '엄정하고 신속한 퇴출'에 있다. 실적이 아무리 나빠져도, 상장때 심사 받고 통과된 기준을 몇 년째 지키지 않아도 유지되는 게 코스닥 기업이란 지위다. 나아가, 금융기관, 투자자들의 잣대를 혼탁하게 만든다.
코스닥 시장의 독립적인 운영 기반을 확립해 주고, 그 안에서 체질 개선과 지속가능한 로드맵을 만들어 이행하라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당한 접근법이다. 지금 있는 구조를 고정한 채 아무리 떼었다 붙였다 해봐야 소용 있을 리 만무하다.
이왕 3차에 걸친 상법 개정과 주주이익 극대화란 정책 방향을 확고히 다진 만큼, 코스닥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꾀해봄은 어떻겠는가. 그 변화의 시작은 코스닥시장 지배 구조를 손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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