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 먹은 美 여성, 살인 혐의 기소 위기… 임신중절이 '살인죄' 될까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조지아주의 한 여성이 임신을 원치 않아 낙태약을 복용했다가 살인죄로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만약 기소가 정식으로 이뤄진다면 임신 중절로 기소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폭스5에 따르면 조지아주 킹스랜드 경찰은 지난해 12월 불법 낙태를 유도하기 위해 낙태약을 복용해 신생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알렉시아 잔테일 무어(31)를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어는 지난해 12월 30일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했다가 아기를 출산했다. 임신 22~24주차로 추정되는 신생아는 출산 당시 심장 박동이 있었으나 호흡 곤란 증상을 보였고, 결국 1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무어는 당시 의료진에게 전날 밤 약물적 유산을 유도하는 미소프로스톨 알약 8정과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을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사망한 신생아에게서 옥시코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 조사에서 무어는 온라인을 통해 낙태약을 샀으며, 가족에게 옥시코돈을 받아 복용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언제 임신한지 알지 못했으며, 14주 차쯤으로 추측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신생아가 1시간 동안 생존했기 때문에 살인죄를 적용, 위험 약물 및 2급 규제 약물 소지 혐의를 추가해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어는 지난 4일 캠든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검사의 기소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무어가 정식으로 기소된다면, 미국에서 낙태 혐의에 살인죄를 적용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비영리단체 '프레그넌시 저스티스'의 다나 서스먼 수석 부사장은 “낙태를 했다는 이유로 범죄자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며 “낙태를 살인죄로 적용한 전례 없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9년 조지아주에서는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된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이 통과됐다. 이 시기부터는 태아를 '사람'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태아의 심장 박동은 5~6주 차 무렵부터 확인되는데, 이 시기에는 여성이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낙태가 전면적으로 금지된 것으로 해석된다.

합법적인 임신 중절이 어려워지자 미국 내에서는 관련 혐의로 체포된 여성이 급증했다. 프레그넌시 저스티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낙태 금지법이 통과된 이후 12개월 동안 미국 전역에서 최소 210명의 여성이 임신 중절과 관련한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무어의 기수 여부는 키스 히긴스 지방 검사가 결정한다. 이 사건과 관련해 조지아주 형사 전문 변호사인 앤드류 플라이슈먼은 “살인은 고의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라며 “법적으로 성립 가능한 사건이지만, 실제로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대중에 파급이 클 것”이라고 봤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