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P·법제처와 씨름하던 공무원이 만든 'AI 행정 비서' 화제

광진구청 7년차 공무원이 만들어 깃허브에 공개한 문서 처리 도구 '코닥(Kordoc)' (깃허브 캡쳐)
광진구청 7년차 공무원이 만들어 깃허브에 공개한 문서 처리 도구 '코닥(Kordoc)' (깃허브 캡쳐)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문서지옥. 거기서 7년 버틴 공무원이 만들었습니다. HWP, HWPX, PDF…. 관공서에서 쏟아지는 모든 문서를 파싱하고 비교하고 분석하고 생성합니다.”

경영학과 출신의 7년차 공무원이 만든 인공지능(AI) 기반 문서·법령 처리 도구 2종이 최근 글로벌 개발자 협업 플랫폼 깃허브에 공개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와 공직사회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31일 정부 차원의 AI 정책 집행을 전담하는 인공지능책임관(CAIO) 협의회에서 이를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광진구청 소속 류승인 주무관이 만든 '코닥(Kordoc)'은 공공기관에서 많이 사용되는 HWP·HWPX·PDF 문서를 AI가 활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문서 처리 도구다. 단순 텍스트 추출을 넘어 문서 구조를 이해하고 비교·분석·생성까지 지원한다. 실제 5개 공공 프로젝트에서 수천 건의 실제 관공서 문서를 파싱(구문 분석)하며 도구의 성능을 검증했다.

법제처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헌법부터 법률, 행정규칙, 자치법규, 판례까지 총 17만건이 넘는 법령 데이터를 통합 검색·분석할 수 있는 MCP(Model Context Protocol) 서버 'korean-law-mcp'도 함께 개발했다.

광진구청 소속 7년차 공무원이 만들어 깃허브에 공개한 법령 데이터 처리 도구 'korean-law-mcp' (깃허브 캡쳐)
광진구청 소속 7년차 공무원이 만들어 깃허브에 공개한 법령 데이터 처리 도구 'korean-law-mcp' (깃허브 캡쳐)

헌법, 법률, 위임법령, 행정규칙, 자치법규, 판례 등 총 17만5064건의 대한민국 법령 체계 전체를 검색하고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개보법', '화관법' 처럼 법률 실무에서 많이 쓰이는 약칭도 이해한다.

류 주무관은 깃허브에 “법제처를 백 번째 수동 검색하다 지친 공무원이 만들었다”는 설명과 함께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에는 1600개 이상의 현행 법률, 1만개 이상의 행정규칙, 대법원·헌법재판소·조세심판원·관세청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판례 체계가 있고 이 모든 게 법제처라는 하나의 사이트에 있지만 개발자 경험은 최악”이라면서 “이 프로젝트는 그 전체 법령 시스템을 64개 구조화된 도구로 감싸서 AI 어시스턴트나 스크립트에서 바로 호출할 수 있게 만든다”고 소개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도구를 소개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가 AI 전환은 AI 챗봇을 쓴다고 되지 않고 공무원들의 일상이 AI로 편리해지는걸 의미한다”면서 “행정안전부에서도 이런 내용을 참고해 빠른 디지털 전환, AI 전환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도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법령정보를 백번씩 수동검색하는 불편함, 매번 200개가 넘는 HWP 파일로 오는 각 팀의 소식들을 편집하는 수고로움을 AI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분”이라면서 “경영학과 출신 비전공자가 쏘아올린 변화가 모든 공직사회에 퍼져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