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이어 빗썸도 1분기 실적 경고등…거래대금 꺾였는데 제도 논의는 공전

사진=업비트, 빗썸 로고
사진=업비트, 빗썸 로고

국내 대표 가상자산거래소 실적이 대폭 악화될 전망이다.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코인게코의 거래소 거래량을 집계한 결과 업비트와 빗썸의 올해 1분기 거래대금이 지난해 2~4분기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거래소 모두 1분기 거래대금이 앞서 세 분기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업비트의 올해 1분기 거래대금은 21조5927억원(1392억달러)으로 지난해 2분기 30조7713억원(2024억달러), 3분기는 43조9647억원(2835억달러), 4분기 27조6344억원(1818억달러)를 밑돌았다.

두나무 이어 빗썸도 1분기 실적 경고등…거래대금 꺾였는데 제도 논의는 공전

빗썸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빗썸의 올해 1분기 거래대금은 8조8565억원(583억달러)이다. 지난해 2분기 12조261억원(790억달러), 3분기 19조4922억원(1273억달러), 4분기 13조9438억원(868억달러)에 못 미쳤다.

올해 1분기 거래대금 감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시장 위축이 지속된 결과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6.4조원에서 하반기 5.4조원으로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규모도 1160조원에서 1001조원으로 14% 줄었고, 거래소 영업손익은 6178억원에서 3807억원으로 38% 급감했다.

전날 공시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1조5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693억원으로 26.7%, 당기순이익은 7089억원으로 27.9% 줄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분위기가 꺾였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친가상자산 정책 기대에 힘입어 10월 초까지는 호조를 보였지만, 이후 미·중 무역긴장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시세가 하락했다. 10월 이후 기관투자자 자금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심으로 지속 유출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비트코인 가격도 지난해 6월말 10만7135달러에서 올해 3월 말 6만7500달러선으로 약 37.0% 하락했다.

문제는 시장이 식어가는데도 제도 정비는 여전히 더디다는 점이다. 업계가 기대했던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도 방향만 제시됐을 뿐 세부 기준과 시행 시점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수익원이 사실상 거래 수수료에 편중돼 있다는 점에서 거래대금 감소는 실적 둔화로 직결된다. 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할 제도 변화가 지연되는 사이 거래소는 줄어든 거래와 고정비 부담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조 단위로 형성되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수천억원대로 내려앉았다”며 “거래소는 결국 수수료 수익이 핵심인데 거래가 줄면 마케팅을 줄여도 실적 방어가 쉽지 않다.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정비 부담까지 더해지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